구청장을 만나다
[ 마지혜 기자 ]
서울 서대문구는 ‘대학 부자’ 자치구로 꼽힌다. 관내 대학이 9개로 서울의 25개 자치구 중 가장 많다. 그만큼 지역 경제와 문화에서 대학이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하다. 서대문구의 지역 활성화 정책이 대학가와 밀접하게 맞닿아 있는 이유다.
문석진 서대문구청장(사진)은 3일 기자와 만나 “한물간 유흥가로 전락한 신촌을 문화가 숨쉬는 대학가로 바꾸는 신촌 도시재생 활성화 사업을 통해 지역 경제와 문화에 새 바람을 일으킬 것”이라고 말했다. 캠퍼스 문화를 대학이 속한 지역사회로 확장시켜 구 전체에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구상이다. 공인회계사 출신으로 서울시의원을 지낸 뒤 2010년 민선 5기 서대문구청장에 당선된 문 구청장은 2014년 재선에 성공해 6년8개월째 구정(區政)을 이끌고 있다.
그는 민선 6기 구청장으로 취임할 당시 ‘4대 역세권(신촌, 북아현·서대문, 홍제, 가좌)’ 개발을 핵심 사업으로 꼽았다. 신촌 등 세 곳에선 적지 않은 성과를 냈다. 하지만 유동인구가 구 내에서 손꼽히게 많은데도 탁 트인 공간 없이 낡은 건물이 즐비한 홍제역 쪽은 늘 ‘마음의 짐’이었다. 문 구청장은 “홍제역 인근 땅을 소유한 사람들과 협의가 잘 되지 않았던 탓인데 최근 분위기가 바뀌었다”며 “땅 소유주가 바뀌면서 개발에 우호적인 상황이 조성되고 있다”고 했다.
문 구청장은 “홍제역세권 개발이 남은 임기의 최대 과제”라고 했다. 홍제역세권을 ‘제2의 신촌’이자 서울 서북권의 강남으로 조성하고 싶다고도 했다. 그는 “역 주변에 쾌적한 공개공지를 만들고 뒤쪽에는 상가를 개발하는 계획을 추진 중”이라며 “인근 주택재개발 사업과 보도·간판·가로 조명 정비 사업을 한창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대문구는 ‘복지 자치구’로 명성이 높다. 보건복지부가 전국 지방자치단체를 대상으로 2013년부터 시행하는 지역복지사업 평가에서 4년 연속 상을 받았다. 문 구청장은 지난해 12월 서울시 사회복지사협회가 주관한 ‘제1회 복지구청장상’을 받기도 했다. 휠체어를 탄 장애인 등 보행약자도 편하게 다닐 수 있도록 안산자락길에 조성한 ‘무장애 길’과 전국 최초 취약계층 실시간 모니터링 시스템인 ‘복지 방문지도’가 그의 ‘작품’이다. 서울시의 ‘찾아가는 동주민센터’ 사업도 서대문구의 ‘동 단위 복지 허브화’ 사업을 벤치마킹한 것이다.
지난해 6월부터 서울시구청장협의회장을 맡은 문 구청장은 ‘지방자치 전도사’로도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그는 “지자체가 책임감을 갖고 각종 사업을 하려면 8 대 2인 국세와 지방세 구조를 6 대 4 수준으로 바꿔야 한다”며 “국세 세목 중 일부를 지방세로 이양하고 지방소비세율을 인상하는 등 실질적인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마지혜 기자 loo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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