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들은 하루에 몇 시간 일할까

입력 2017-02-02 19:35


(김은정 금융부 기자) 흔히 부자는 선망의 대상입니다. 때로는 질투의, 때로는 부러움의 대상이 되기도 합니다. 일반인들과는 어딘가 다른 씀씀이와 생활 패턴으로 인해 부자들의 사생활에 대한 관심도 높기 마련입니다.

부자들의 가치관과 일상을 들여다 볼 수 있는 보고서가 나와 눈길을 끕니다. KEB하나은행은 금융자산이 10억원을 넘는 프라이빗뱅킹(PB) 고객 1028명을 분석해 ‘한국 부자 보고서’를 냈습니다. 한국 사회에서 이른바 부자로 불리는 자산가들의 사소한 일상을 속속들이 담고 있습니다.

KEB하나은행의 조사에 따르면 부자는 일반인에 비해 근로시간이 적고 가족과 보내는 시간은 많았습니다. 부자들은 하루 평균 6시간 일한다고 합니다. 물론 주부와 은퇴자는 제외한 것입니다. 하루 7시간 이하로 일하는 부자는 전체의 56%로 나타났고요. 9시간을 초과해 일하는 부자는 일반인(40.1%)의 절반 수준에 그쳤습니다. 대신 가족과 보내는 시간은 하루 3시간 이상이라고 답한 부자가 많았습니다.

부자들의 평균 여가 시간은 주중 4시간, 주말 6시간 정도였습니다. 가족과 함께 하는 여가 활동이 아닌 개인 여가 활동만 보면, 주로 스포츠로 시간을 보냈습니다. 부자 10명 중 3명 꼴로 스포츠를 꼽았거든요. 그 다음으로는 문화·예술 관람(전시회, 영화, 공연 등)이 18%, 취미·오락(쇼핑, 외식, 등산 등)이 16%로 뒤를 이었습니다.

부자의 연령대별로 차이는 있습니다. 40대 부자는 취미·오락 비중이 가장 컸고, 50대 부자는 스포츠 비중이 가장 크게 조사됐거든요. 60대 부자는 주로 문화·예술 관람, 70대 부자는 스포츠·휴식을 선호했습니다.

부자들은 자기계발에도 관심이 많았습니다. 10명 중 7명 꼴로 자기계발을 하고 있다고 답했네요. 영어와 경영 전략, 리더십 등에 대한 공부가 주를 이뤘습니다. 온라인 강의나 전문 교육 기관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독서는 경제·경영 서적보다 시·소설·수필 등 문학 서적을 선호했습니다. 하루 평균 TV를 시청하는 시간은 2시간이 채 되지 않았습니다. 뉴스나 시사 프로그램 위주로 말입니다.

부자들은 전체 자산의 절반 가량을 노후 생활비로 사용할 계획이라고 하네요. 노후 생활의 질을 결정하는 요소로는 본인과 배우자의 건강을 선택한 부자들이 많았고요. 부자들의 41%는 이미 자산의 일부를 자녀에게 증여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부자들은 상속보다 증여를 고려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절세 효과를 고려해서죠. 아직은 미미한 수준이지만 자녀가 아닌 손주를 대상으로 증여를 고민하고 있는 부자도 늘어나는 추세라고 합니다.

그렇다면 부자들이 바라는 자녀의 직업은 무엇일까요. 가장 선호하는 자녀의 직업은 의사였습니다. 사업가, 선생님, 회사원이 그 뒤를 이었습니다. 몇년 전만 해도 교수나 공학도를 선호하는 부자들이 많았는데 최근에 트렌드가 바뀌었다고 합니다. (끝)/ke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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