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레퍼시픽그룹 해외서 펄펄
한한령(限韓令) 악재 뚫고 중국 매출만 1조
서경배 "2020년 해외서 매출 절반"
효성, 균형잡힌 포트폴리오
매출 줄었지만 영업이익률 8.5%
타이어코드 등 고부가제품 효과
[ 안대규 / 민지혜 기자 ] 아모레퍼시픽그룹이 창립 71년 만에, 효성은 창립 50년 만에 각각 영업이익 1조원을 돌파했다. 두 회사 모두 글로벌 1위 사업을 바탕으로 세계 시장에서 훨훨 날았다.
아모레퍼시픽은 ‘한한령(限韓令)’ 악재를 딛고 중국에서만 1조원 이상의 매출을 올렸다. 지난해 해외 매출 비중은 25%를 넘었다. “2020년에는 해외시장에서 매출의 절반 이상을 달성하겠다”는 서경배 회장의 글로벌 전략이 순항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효성도 해외 매출 비중이 80%가 넘는다.
◆비전 2020에 바짝 다가간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지난해 매출 6조6975억원, 영업이익 1조828억원을 기록했다고 2일 발표했다. 전년보다 매출은 18.3%, 영업이익은 18.5% 증가했다. 특히 영업이익은 1945년 창립 이후 최대면서 2014년 5000억원을 돌파한 지 2년 만에 1조원을 넘어서는 등 이익 증가세가 가팔랐다.
설화수, 라네즈, 마몽드, 이니스프리, 에뛰드하우스 등 화장품이 해외에서 인기를 끈 덕분이다. 해외사업 부문의 매출(1조6968억원)과 영업이익(2105억원)이 전년 대비 각각 35%와 32% 급증했다.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 매출은 38% 증가했다.
이니스프리와 에뛰드하우스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이니스프리 매출은 30% 증가한 7679억원이었다. 영업이익도 56% 늘어난 1965억원을 기록했다. 에뛰드하우스도 매출 3166억원, 영업이익 295억원으로 각각 23%, 1153%의 증가율을 보였다.
지난해 4분기 매출은 1조564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3%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1343억원으로 16.5% 줄었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4분기엔 내수 침체와 메디안 치약 리콜로 인한 일회성 제품 폐기 비용 발생, 마케팅 비용 증가 등으로 이익이 줄었다”고 말했다.
◆효성 영업이익률도 최고
효성도 이날 지난해 영업이익이 1년 전보다 6.9% 늘어난 1조163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1966년 창립 이후 처음으로 영업이익 1조원 고지를 넘었다. 영업이익률도 사상 최고인 8.5%에 달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4.2% 감소한 11조9291억원으로 집계됐다. 무역 부문에서 철강 업황이 나빠진 탓에 매출이 다소 줄었지만 섬유, 산업자재, 중공업, 화학 등 주력 사업에서 고른 영업이익을 거뒀다.
2015년 45%에 달했던 스판덱스 등 섬유사업의 영업이익 비중이 지난해에는 30.7%로 줄어들고 산업자재(21.5%), 중공업(18.6%), 화학(14.5%) 등 전 부문이 고르게 이익을 냈다.
영업이익이 가장 크게 늘어난 분야는 타이어코드(타이어 보강재) 등을 제조하는 산업자재 부문이다. 지난해 이 부문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48.7% 늘어난 2186억원에 달했다. 타이어코드는 효성이 세계 시장의 45%를 장악해 안정적인 이익을 내고 있다. 중공업 분야 영업이익은 24.1% 늘어난 1890억원이었다. 화학 분야에서도 작년 폴리프로필렌수지(PPR) 사업의 증설 효과로 1471억원의 이익을 거뒀다.
안대규/민지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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