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민수 기자 ]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지난해 4분기의 양호한 실적을 확인하면서 상승하고 있다. 지금의 추세라면 올해 영업이익 흑자전환이 가능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약가인하 정책도 삼성바이오로직스에는 수혜다.
2일 오후 2시57분 현재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전날보다 1만원(6.13%) 급등한 17만3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달 24일 4분기 실적 발표 이후 상승추세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별도기준 4분기 매출은 1056억원, 영업손실은 7억원이었다. 전분기 대비 매출은 100% 증가했고, 영업손실폭은 94.5% 줄었다. 2016년 연간 매출은 2946억원, 영업손실은 304억원을 기록해 시장 추정치를 웃돌았다.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CMO) 사업의 매출이 예상보다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3만L 1공장을 완전 가동하고 있으며, 15만L 2공장의 가동률은 지난해 20%를 달성했다. 올해는 40%를 목표하고 있다.
연초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서 밝혔듯이 15개 다국적 제약사와 30개 이상의 CMO 계약을 협의하고 있어, 올해 추가적인 수주도 기대된다.
유진투자증권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2017년 매출이 전년 대비 50% 증가한 4407억원, 영업이익은 흑자전환한 375억원으로 예상했다.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개발사인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도 기업가치 상승을 예고하고 있다.
지난달 26일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엔브렐 레미케이드 휴미라 바이오시밀러의 유럽 판매사인 바이오젠은 4분기 바이오시밀러 매출이 전분기보다 70% 증가한 5300만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또 올해 엔브렐 바이오시밀러 베네팔리를 중심으로 영업을 집중할 것이라고 발표해 관련 매출 성장이 기대된다.
이승호 삼성증권 연구원은 "셀트리온의 경우 세계 최초 레미케이드 바이오시밀러 램시마를 기반으로 고성장하고 있다"며 "삼성바이오에피스 역시 세계 최초 엔브렐 바이오시밀러로 시장을 선점하고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2017년에는 다수의 연구개발 성과가 예상된다. 시판 신청 시점을 감안하면 란투스와 레미케이드 바이오시밀러 미국 허가, 휴미라와 허셉틴 바이오시밀러 유럽 허가가 기대된다.
헬스케어 산업에 대한 트럼프 정부의 방향도 바이오시밀러에 긍정적이다. 지난달 31일 트럼프는 미 제약업체 대표들과 만난 자리에서 약가인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바이오시밀러는 바이오의약품의 복제약으로, 복제 대상 신약과 효능은 비슷하지만 가격은 상대적으로 저렴하다. 약가인하의 핵심이 건강보험의 재정 문제인 만큼, 비싼 신약을 바이오시밀러로 대체하는 움직임이 많아질 것이란 관측이다.
곽진희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정부의 약가인하 유도에 따라 바이오시밀러 시장의 개화가 본격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민수 한경닷컴 기자 hm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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