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엄기준이 날 선 악역으로 시청자들의 눈도장을 받았다.
지난 23일 SBS '피고인'에서 엄기준은 극중 일란성 쌍둥이 형제, 소탈하고 인간적이면서도 겸손하고 예의 바른 차명그룹 대표 차선호와 집안의 사고뭉치이자 차명그룹의 악재인 차명그룹 부사장 차민호를 자유롭게 오가며 1인 2역 캐릭터 맡았다.
방영 1회만에 형 선호를 죽음으로 몰아넣은 동생 민호를 연기하면서 엄기준은 표면적으로 안경을 벗고 씀으로 1인 2역의 일란성 쌍둥이를 구분 지어 연기했다. 그러나 목소리와 얼굴 근육, 순식간에 변하는 눈빛과 표정은 전혀 다른 캐릭터를 연기하는 듯 해 보는 이들을 더욱 소름 돋게 만들었다.
또한 쓰러진 선호를 보면서도 눈물 한 방울 흘리긴커녕 형의 물품을 빼앗아 자신인 척 위장했으며, 수술을 받는 선호를 보면서는 “형, 제발 가라. 좀”라며 쌍둥이 동생이라고는 믿기 힘들만한 잔인한 대사를 쏟아냈다.
자신이 원하는 대로 선호가 죽자 거짓 오열을 쏟아냈을 뿐만 아니라, 선호의 시체를 보면서 “형, 미안해. 어쩔 수가 없었어. 이해하지? 고마워, 형.”라고 죄책감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싸늘한 표정. 더불어 선호와의 지문 검사를 피하기 위해 스스로 자신의 손에 화상을 입히고는 살벌하게 웃는 등 절대 악인의 표정들로 극의 긴장감은 물론 시청자들의 몰입도를 한층 더 높이고 있다.
디테일한 표정 연기와 강약을 조절하는 감정 연기로 매 장면마다 감탄을 자아내고 있는 엄기준은 악랄한 표정과 거침없는 악역 포스를 내뿜으며 캐릭터를 완벽히 소화시키는 등 ‘믿고 보는 악역’으로 거듭났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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