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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신영 기자 ] 보험사들이 재무건전성을 나타내는 지표인 지급여력(RBC) 비율 때문에 비상이다. 시중금리가 오름세를 타면서 보험사가 보유한 채권가치가 하락한 데다 연결회계기준 도입으로 RBC 비율이 떨어지고 있어서다. 채권은 금리가 상승하면 가격은 떨어지는데 보험사는 운용자산 중 채권 비중이 높기 때문에 채권가격 하락의 직격탄을 맞았다.
RBC 비율은 보험계약자들이 일시에 보험금 지급을 요청하는 비상시 보험사의 지급능력을 보여주는 수치다. RBC 비율이 100%이면 모든 계약자에게 보험금을 일시에 지급할 수 있다는 것을 뜻한다.
보험사들이 잇따라 보유채권 분류를 ‘만기보유’에서 ‘매도 가능’으로 바꾼 것도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매도가능채권이 되면 금리가 떨어질 때 채권가격 상승에 따른 평가이익을 재무제표에 반영할 수 있지만, 금리 인상 시기엔 반대 현상이 나타난다. 특히 매도가능채권으로 한 번 분류하고 나면 3년간 재분류가 불가능하다. 한화생명이 최근 매도가능채권을 만기보유채권으로 재분류한 것도 RBC 비율 관리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당국이 지난해 4분기부터 금융 자회사 재무제표를 함께 묶어 연결 RBC 비율을 쓰도록 의무화한 것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생명보험사와 손해보험사가 대기업 계열로 같이 있는 경우 손해보험사는 상대적으로 어려움이 큰 계열 생명보험사 때문에 불이익을 보고 있다는 푸념이 나오고 있다.
몇몇 손해보험사는 이로 인해 RBC 비율이 150% 안팎으로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당국의 권고치인 150%도 유지하기 힘든 상황인 셈이다.
보험사 관계자는 “올해는 보험사들이 자본확충을 위해 증자나 영구채 발행 등을 더 적극적으로 고려할 것”이라며 “내부유보금을 쌓기 위해 배당이 더 줄어들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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