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 중국서 '폭주바겐'…도요타, 주력시장서 '미(美)적미(美)적'

입력 2017-01-31 19:29
폭스바겐 글로벌 판매 1위 비결


[ 강현우 기자 ] 독일 폭스바겐그룹이 ‘디젤 게이트’를 딛고 지난해 처음으로 글로벌 판매 1위에 올랐다. 디젤 게이트의 무풍지대인 중국에서 고속 성장을 이어간 덕분이다. 1위를 지켜오던 도요타자동차는 주력 시장인 미국에서 고전하며 2011년 이후 5년 만에 처음 2위로 내려갔다.

31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폭스바겐·아우디 등 12개 브랜드가 소속된 폭스바겐그룹은 지난해 전년 동기 대비 3.1% 증가한 1031만대를 판매했다. 2014년 2위였던 폭스바겐은 디젤차 배출가스 조작 파문으로 2015년 글로벌 3위(993만대)로 내려갔다가 지난해 1위로 올라섰다.

반면 2012년부터 2015년까지 1위를 지켜오던 도요타는 지난해 1017만대(전년 대비 0.2% 증가) 판매에 그치며 2위로 내려갔다. 2015년 3위(995만대)였던 GM과 4위 르노·닛산그룹(852만대)은 아직 2016년 판매량을 내놓지 않았다. 다만 지난해 닛산이 미쓰비시(2014년 120만대)를 인수하면서 르노·닛산그룹이 글로벌 3위에 올라섰을 것이란 전망이 유력하다. 현대·기아차는 2015년 801만대에서 지난해 788만대로 줄었지만 5위 자리는 유지한 것으로 분석됐다.

폭스바겐그룹이 1위에 오른 것은 중국 시장 성장에 힘입었다. 폭스바겐그룹 매출의 40%를 담당하는 중국 자동차 시장은 지난해 전년 대비 13.6% 증가한 2802만대 규모로 성장했다. 폭스바겐의 지난해 중국 시장 판매량은 398만2200대로 2015년 354만8600대보다 12.2% 늘었다. 폭스바겐은 중국에서 1위 브랜드인 상하이폭스바겐과 4위 디이폭스바겐을 운영하고 있다. 중국 자동차 시장은 가솔린 자동차 중심으로 디젤 게이트의 영향을 받지 않았다. 반면 도요타가 주력하는 미국 자동차 시장은 지난해 전년 대비 0.3% 커진 1753만대에 그쳤다.

전문가들은 올해도 폭스바겐이 1위를 유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일본 자동차시장 분석업체 가노라바의 미야오 겐애널리스트는 “중국 자동차 시장은 올해도 5% 이상 성장할 전망이지만 미국은 금리 인상 등으로 작년과 비슷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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