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미군 방위비 증액요구땐 방산장비 발주액 줄어들 수도
[ 박종서 기자 ]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부 장관의 한국 방문을 하루 앞두고 방위산업주가 살얼음판을 걷고 있다. 한국에 주한미군 방위비를 올려달라고 요구할 수 있다는 전망에서다. 국내 방산업계는 정부가 주한미군 방위비를 인상해줄 경우 그만큼 무기 및 방산장비 발주량이 줄어들 것을 우려하고 있다.
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대표적 방산 주식인 한화테크윈은 200원(0.48%) 하락한 4만1700원에 장을 마쳤다. 한국항공우주도 100원(0.61%) 내린 6만2000원에 마감했다. 아스트(-1.48%) 쎄트렉아이(-0.14%) 등도 약세를 보였다.
방산 관련 주식은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이 확정된 지난해 11월10일 일제히 상승했다. 한국항공우주는 당선 확정 이후 하루 만에 6만4000원에서 7만1100원으로 11% 이상 급등했다. 한화테크윈 LIG넥스원 빅텍 스페코 퍼스텍 등도 크게 올랐다. 트럼프 대통령의 군비 증강 공약 등으로 수혜가 예상된다는 기대에서였다. 하지만 석 달여가 흐르면서 대부분 주식이 상승분을 고스란히 반납했다.
증권업계에서는 미국의 군비 증강 계획이 장기적으로 호재가 되겠지만 단기적으로 트럼프 행정부가 한국의 주한미군 방위비 인상을 요구할 경우 국내 무기 도입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점이 악재로 작용했다고 분석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0일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과의 통화에서 굳건한 한·미 동맹을 강조했지만 주한미군 방위비 문제는 거론하지 않았다. 외교가에서는 2일 방한하는 매티스 장관이 ‘돈 문제’를 꺼내들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김용호 토러스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이 군비를 늘리면 중국은 물론 중동과 동남아도 자극을 받아 방위산업이 성장할 가능성이 크지만 당장은 국내 이슈가 투자심리를 위축시키고 있는 분위기”라고 평가했다.
박종서 기자 cosm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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