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정훈, 유럽 투어 연장 승부 우승 "마스터스 우승하고파"(종합)

입력 2017-01-30 01:41

[유정우 기자] "언젠가는 마스터스에서 우승하고 싶어요."

왕정훈(22)이 유럽프로골프 투어 코머셜뱅크 카타르 마스터스에서 우승했다.

왕정훈은 29일(현지시간) 카타르 도하의 도하 골프클럽(파72·7천400야드)에서 열린 유럽프로골프투어 코머셜뱅크 카타르 마스터스에서 최종합계 16언더파 272타로 야코 반 질(남아공), 조아킴 라거그렌(스웨덴)과 연장전을 벌인 끝에 개인 통산 3승에 성공했다. 우승상금은 41만7000달러(4억8700만원)다.

1995년 9월 7일생(21세 4개월)인 왕정훈은 유럽프로골프투어 역사상 세 번째로 어린 나이로 세 번째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최연소 기록은 19세 6개월의 마테오 마나세로(이탈리아)이다. 지난 시즌 유럽프로골프투어에서 2승을 기록하며 신인상을 차지했던 왕정훈은 올 시즌 세 번째 출전 만에 우승을 신고했다. 통산 3승 가운데 2승이 연장 우승이다. 2017년 첫 대회인 지난주 아부다비 HSBC 챔피언십에서 11위에 오른 왕정훈은 시즌 두 번째 대회에서 정상에 오르면서 올 시즌의 전망을 밝혔다.

전날 3라운드까지 중간합계 15언더파 201타로 2위 그룹에 3타를 앞선 왕정훈은 이날 누구보다도 우승 가능성이 높아 보였다. 왕정훈은 이날 1, 2번 홀에서 연속 버디를 잡으면서 기분 좋게 출발했다. 하지만 이후 샷이 흔들리면서 좀처럼 버디를 추가하지 못하며 2위 그룹에 1타 차로 추격을 허용했다.

왕정훈은 14번홀(파4)에서 파 퍼팅 미스를 범하면서 결국 공동선두를 허용했다. 왕정훈은 16번홀(파4)에서 버디로 만회했지만 17번홀(파3)에서 다시 보기를 범했다. 18번홀에서 다시 버디 찬스를 잡았지만, 왕정훈의 버디 퍼팅은 홀을 살짝 빗나가면서 연장 승부가 시작됐다. 왕정훈은 침착함을 되찾고 연장 첫 번째 홀인 18번 홀(파5)에서 버디를 낚아 파에 그친 반 질과 라거그렌을 제쳤다.

왕정훈은 부드러운 칩샷으로 공을 홀에서 1m까지 붙인 뒤 가볍게 버디를 성공하면서 지난해 5월 모리셔스 오픈 이후 8개월 만에 우승의 기쁨을 맛봤다.

왕정훈은 "환상적인 기분이다. 이번 주에 우승할 것이라고는 상상하지 못했다"며 "아이언 샷 실수가 많았지만 치핑이 너무 잘 됐다. 언젠가는 마스터스에서 우승하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설 연휴에 한국 팬들에게 큰 선물을 드려 기분이 좋다. 항상 응원해 주셔서 감사하다"며 "라운드 후반에 많이 긴장했다. 그린을 몇 차례 놓쳤지만, 칩샷 등 숏게임이 받쳐줘 큰 실수를 범하지 않은 것이 우승 요인이었다"고 덧붙였다.

한편 왕정훈은 이번 대회에서 사과 껍질을 형상화한 애플라인드(applerind)라는 국산 토털 스포츠웨어 전문 브랜드의 기능성 골프웨어를 입고 활약해 눈길을 끌었다.

유정우 기자 seeyo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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