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뱃돈을 모바일로?' 달라진 은행권 설 풍경

입력 2017-01-27 07:29
수정 2017-01-27 10:00


(김은정 금융부 기자) 민족 최대 명절인 설입니다. 머릿속에 있는 설 풍경 중 하나는 어르신들이 은행 영업점을 방문해 빳빳한 신권을 준비하는 모습입니다. 명절 때 찾아올 손자·손녀들에게 세뱃돈을 주기 위해서죠. 은행들도 설 특수를 노리며 정기 예금 등 각종 특별판매 상품을 내놓기도 했고요.

하지만 최근 은행권 설 명절 분위기는 조금 달라진 듯 합니다. 은행들이 설 명절을 맞아 선보이는 상품이나 서비스, 다양한 마케팅만 봐도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신한은행은 설 명절을 맞아 현금으로 용돈을 주는 대신 스마트폰을 이용해 외화를 선물하고 또 선물 받은 외화를 보관할 수 있는 외화 복주머니 서비스를 내놨습니다. 모바일전문은행 써니뱅크를 통해서지요. 이 서비스를 이용하면 스마트폰을 몇 번만 터치해 손자·손녀에게 외화로 세뱃돈을 보낼 수 있습니다. 졸업이나 입학 등 특별한 날을 인출 가능일로 정해서 꾸준히 용돈을 적립해줄 수도 있습니다. 받는 사람을 위한 메시지도 함께 남길 수 있고요.

모바일에 친숙하지 않은 고령자들을 위해 회원가입 절차 등 복잡한 과정을 없앤 게 특징입니다. 해외에 있어 자주 얼굴을 보기 어려운 자녀나 손자·손녀에게 용돈을 보낼 때 쉽게 활용할 수 있습니다.

KEB하나은행은 증강현실 기능을 이용한 설 명절 맞이 이벤트를 실시하고 있습니다. 하나금융그룹은 최근 계열사 통합 멤버십 서비스인 하나멤버스에 증강현실 서비스인 하나머니고를 적용했습니다. 하나머니고는 세계적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끈 모바일게임 포켓몬고처럼 위치 검색 기능에 기반해 증강현실을 제공하는 서비스입니다.

소비자가 KEB하나은행, 하나카드, 하나금융투자 등 계열사 영업점이나 하나멤버스와 제휴를 맺은 매장 근처에서 하나머니고를 실행하면 소비자의 스마트폰 화면에 다양한 쿠폰 아이콘이 자동으로 뜨는 형태입니다. 아이콘을 누르면 하나멤버스 포인트인 하나머니나 제휴 쿠폰을 자동으로 받을 수 있죠.

KEB하나은행은 장시간 귀성길에 오르는 소비자들에게 재미와 혜택을 제공하기 위해 이달 말까지 인천국제공항, 기차역, 고속도로 휴게소 등 전국 주요 교통 시설 1200여곳에 하나머니고를 통한 복주머니를 마련했습니다. 세뱃돈부터 모바일 주유 상품권, 환율 우대 등을 받을 수 있는 12만여개의 쿠폰을 뿌려놓은 것이죠. 하나머니고를 실행해 자동으로 나타나는 복주머니 아이콘을 터치하면 됩니다.

부산은행은 설 명절 기간 동안 모바일전문은행 썸뱅크에서 송금 서비스를 이용하면 스타벅스 커피 쿠폰과 롯데시네마 모바일 상품권 등을 제공합니다. 세뱃돈도 썸뱅크를 활용하라는 취지라고 하네요.

빠르게 변하고 있는 금융 환경이 설 명절 풍경에도 조금씩 영향을 주고 있는 듯 합니다. (끝)/ke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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