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4분기 1조5361억…지난해 번 돈의 절반 쓸어담아

입력 2017-01-26 16:48
수정 2017-01-27 07:18
[ 노경목 / 박재원 기자 ] “중국 휴대폰 제조업체들이 멀티칩패키지(MCP) 공급을 확대해달라고 아우성이지만 물량을 대지 못하고 있다.”

2016년 4분기 실적 발표 직후 열린 콘퍼런스콜에서 26일 김석 SK하이닉스 상무는 이같이 반도체시장 상황을 전했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4분기 매출 5조3577억원, 영업이익 1조5361억원의 실적을 올렸다. 2016년 한 해 영업이익(3조2767억원)의 47%를 한 분기에 벌었다. 전 분기 대비 매출은 26%, 영업이익은 112% 늘었다.

SK하이닉스에서 경영을 총괄하는 김준호 사장은 “서버와 스마트폰 관련 수요가 늘며 PC용보다 비싼 모바일 D램을 중심으로 D램 출하량이 13% 증가했다”며 “낸드플래시도 스마트폰 수요 증가로 판매단가가 14% 올랐다”고 설명했다. 시장이 호황인 가운데 20나노미터(㎚)대 D램 비중이 40%를 넘어서는 등 공정 미세화가 진행돼 생산원가는 떨어졌다.

회사 측은 올해 반도체시장 전망도 밝게 봤다. 서버를 중심으로 D램 수요는 20% 증가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증설 투자가 거의 없어 공급 부족 상황이 지속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낸드에서도 30% 중후반의 수요 증가가 예상되는 가운데 3차원(3D) 낸드 등의 공급 증가는 수요를 못 따라갈 전망이다. 연간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39% 줄었음에도 SK하이닉스가 배당을 주당 100원 늘린 이유다. 김 상무는 “올 상반기에도 작년보다 비싼 가격으로 반도체를 납품하기로 했다”며 “하반기에 반도체값이 떨어지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반도체 물량 확보가 급한 고객사도 이에 동의했다”고 전했다.

이 같은 시장 상황에서 더 높은 수익을 거두기 위해 SK하이닉스는 올해 기술 및 공정 혁신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노경목/박재원 기자 autonom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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