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가격만 오른 줄 알았더니…빌라 몸값도 '껑충'

입력 2017-01-26 14:01
북아현동, 만리동 등 강북권 방3개 빌라 3억대 후반~4억원대
아파트급 편의시설로 1억원 이상 급등



회사원 박진철 씨(41)는 지난해 말 서울 관악구 남현동에 있는 방 3개짜리 신축빌라(전용면적 59㎡) 한채를 3억6300만원에 매입했다. 지난 몇 년 간 마포구 망원동의 빌라에서 전세로 거주했으나 급등한 전셋값이 부담스러워 대출을 받아 아예 집을 장만했다. 그는 "망원동 빌라 전셋값이 3년 전보다 1억원 넘게 올라 이사를 결심했다"며 "아파트와 비교하면 빌라가 부담이 적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삿집은 주차장이 넓고 1층 보안문과 엘리베이터가 설치돼 있어 아파트 못지 않게 편리하다"고 덧붙였다.

지난 3년 사이 수도권 아파트 가격이 급등하면서 빌라(연립주택) 가격도 덩달아 뛰고 있다. 새로 짓는 빌라단지는 아파트급 편의시설을 갖춰 비싼 아파트 전세를 피하려는 신혼부부들이 많이 찾는다. 경기 불황 속 실속 있는 주거지를 택하는 수요자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그 사이 입지가 좋은 지역의 신축빌라는 부동산 호경기를 타고 가격이 많이 올랐다.

26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서울 강북권의 입지가 좋고 연식이 짧은 새 빌라는 방 3개짜리 집이 3억원대 중후반에서 4억원대 선에서 매매 가격이 형성돼 있다. 교통 및 편의시설이 다양하고 대단지 아파트가 들어서는 뉴타운 지역은 2~3년 전보다 시세가 1억원 넘게 뛰었다. 3억원을 호가하는 전세 매물도 있다.

서울 마포구 망원동 망원시장 인근 신축빌라는 전용 42.63㎡ 전셋값이 3억5000만원에 나왔다. 같은 평수 매매가는 4억원이 넘는다. 서대문구 북아현동 재개발3구역에 들어선 2001년 준공된 빌라 전용 76.29㎡ 매맷값은 4억4000만원. 서울지하철5호선 애호개역과 가까운 신축빌라 전용 50.85㎡는 매매 시세는 3억6000만원이다.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는 "10~15년 된 빌라는 60~70㎡ 기준으로 3억원대 중반, 신축은 4억원 이상 줘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 강북권 방 3개짜리 빌라의 평균 매매가는 3억원대 안팎이다. 교통이 좋은 지역 시세는 이보다 1억원은 더 줘야 매입이 가능하다. 광화문과 가까운 종로구 내수동 성곡미술관 인근의 1995년식 빌라는 전용 90㎡의 경우 6억원에 매매가가 형성돼 있다. 서울역(서부역) 인근 만리동의 있는 2008년식 빌라 전용 85.7㎡의 매매 시세는 5억1000만원으로 중소형아파트 한채 값이다.

업계는 아파트 대체재인 빌라가 전세가 상승세와 맞물리면서 가격이 일시적으로 오른 것으로 보고 있다. 안명숙 우리은행PB팀장은 "전세가 상승 추세가 꺾이고 있는 데다 주택 공급이 늘면서 올해 가격 상승은 제한적인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정훈 한경닷컴 기자 lenn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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