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1월25일(13:33)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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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상장사 경봉의 최대주주가 최근 일주일 동안 세번 변경됐다. 2년 전 경봉을 사들인 윤석원 전 대표에서 부동산 관리회사인 엘에이에치로, 그러다 경봉의 재무적 투자자(FI)였던 TS인베스트먼트로 최대주주가 바뀌었다. 그러다 엘에이에치가 장내매수를 통해 지분율을 끌어올리면서 최대주주 지위를 되찾았다. 이 과정에서 법적 분쟁이 예고된 상황이다.
25일 경봉은 엘에이에치가 199만주를 62억여원을 들여 장내매수, 지분 16.34%를 확보한 최대주주가 됐다고 공시했다. 직전 최대주주는 경봉의 재무적 투자자(FI)로 전환사채(CB) 40억원어치를 보통주로 바꿔 10.98%의 지분을 확보하게 된 TS인베스트먼트였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 17일 공시된 경봉의 최대주주 변경이다. 최대주주였던 윤석원 전 대표와 특수관계자인 엘에이에치는 300만주를 장내매도했다고 공시했다. 윤 대표는 지분 전량(180만주)을, 엘에이에치는 일부(120만주)를 팔았다. 300만주를 팔아 확보한 자금은 103억여원, 윤 전 대표가 2년전 경봉의 경영권을 확보할때 투입했던 82억여원을 단숨에 회수하고도 남는 금액이었다.
그런데 엘에이에치는 101만여주는 팔지 않고 남겨두었다. 이는 지분율 5.64%로 경봉의 최대주주 자리에 오를 수 있는 정도였다. 윤 전 대표가 최대주주이자 대표이사인 엘에이에치는 비록 낮은 지분율이긴 하나 윤 전 대표의 뒤를 이어 경봉의 최대주주가 될수 있었다. 차익을 실현하면서도 소량의 지분으로 경영권은 유지하는 방식을 택한 것이다.
그러나 윤 전 대표가 경봉의 경영권을 확보할 당시 FI로 참여했던 TS인베스트먼트는 이 과정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면서 법적 분쟁을 예고했다. FI이자 전환사채를 보유하고 있는 TS인베스트먼트에게 대주주 지분 매각 전 동의를 구했어야 하는데 윤 전 대표가 이런 의무를 지키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TS인베스트먼트가 보유하고 있던 CB가 분쟁의 대상으로 떠오르게 됐다. CB 40억원어치를 보통주로 전환하면 TS인베스트먼트는 약 11%의 지분을 확보, 5%대 지분율인 엘에이에치를 제치고 최대주주가 될 수 있는 상황이었다. 이를 놓고 경봉 측은 "계약상 최대주주 변경시 CB 계약은 자동해지된다"고 주장했으나 법적 검토 결과 CB의 전환권 행사를 막을 수 없다고 판단하고 이 논리를 포기했다. TS인베스트먼트는 CB를 보통주로 전환해 지분율을 10.98%로 확대해 지난 23일 최대주주가 됐고 결국 엘에이에치는 대규모 장내매수를 택해 24일 최대주주 자리를 되찾게 됐다.
TS인베스트먼트 측은 "대주주의 지분 매각시 사전동의를 구하는 의무를 지키지 않은 점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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