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창업 늘어도 성공은 쉽지 않아
벤처 1세대 경험·지혜로 돕는다면
성공사례 늘려 도전의욕 돋울 것
남민우 < 다산그룹 회장·한국청년기업가정신재단 이사장 >
청년 창업자들의 성공은 그리 쉽지 않다. 창업을 해서 3년을 넘기지 못하고 문을 닫는 경우가 70%를 넘을 정도로 대단히 어렵다. 사업 실패의 이유는 한두 가지가 아니다. 사업 아이템 발굴과 시장 분석, 팀 구성과 조직 운영, 매출 확대를 위한 마케팅 활동, 투자 유치 등 사업 추진 과정에서 어느 것 하나라도 잘못되면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최근 몇 년 사이 정부의 청년 창업 활성화 정책에 힘입어 청년들의 창업활동은 그 어느 때보다 활발하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9세 이하의 청년 실업률이 사상 최고치인 9.8%에 이를 정도로 고용시장에서 청년층의 고통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하지만 창업부문에서는 젊은이들의 형편이 그래도 조금 나은 편이다. 예상과 달리 많은 젊은이들이 창업전선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말 벤처기업 수는 3만3360개로 2015년보다 2100개 늘어났는데 30대 청년 창업이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이런 양적 성장과는 달리 질적인 면에서는 개선해야 할 점이 적지 않다. 우선 젊은이들의 창업에 대한 열정은 넘치지만 성공 창업의 기본인 지속가능한 사업 아이디어 발굴 능력은 많이 부족하다. 좋은 아이디어와 혁신적 기술을 수익으로 연결시키는 사업화 역량도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 그러다 보니 창업을 꿈꾸는 대학생들이 자신의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시제품을 만들거나 서비스를 개발해 경진대회 등에 참가했다가 한 번 떨어지면 낙심해 더 이상의 도전을 꺼리는 경우가 허다하다.
젊은이들의 성공 창업을 위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경험과 지식이 풍부한 전문가에 의한 멘토링이라고 생각한다. 아이디어 발굴에서부터 비즈니스 모델 수립과 제품·서비스 개발 및 투자금 유치에 이르기까지 창업 전 과정에서 기술·경영 전문가들의 멘토링은 필수적이라 할 수 있다.
K-ICT창업멘토링센터는 창업과 관련된 다양한 경험을 갖고 있는 벤처 1세대 최고경영자(CEO) 출신의 노하우를 국가자산화해 청년 창업가를 육성하겠다는 취지로 2013년 설립됐다. 출범 첫해 15명이던 벤처 1세대 CEO 멘토가 35명으로 늘었으며, 서울 중심의 멘토링 활동도 제주에 이르기까지 전국으로 그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멘토링센터의 멘토링 방식은 현장에서 잠깐 지도하는 기존의 것과 완전히 다르다. 6개월간 창업에 필요한 세부 지식은 물론 창업과정에서 난관에 부딪혀 좌절을 맛보는 순간마다 자신들의 과거 경험을 되살려 해결 방안을 제시하고 용기를 북돋워주는 장기 전담 멘토링 방식으로 진행된다. 그 결과 멘토링센터의 운영이 그 나름대로 성과를 거두고 있는 것 같다. 지난해 센터를 통해 양성된 청년 창업자의 만족도가 88.6점으로 전반적으로 우수한 것으로 평가됐으며, 올초에는 93개팀의 멘티 모집에 233개팀이 응시해 2.5 대 1의 경쟁률을 보일 정도로 멘토링에 대한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성공 경험이 있는 창업가들과 새롭게 도전하는 젊은 창업가들을 연결해 성공 경험을 확산하는 것은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 있는 제대로 된 젊은 창업가를 키워내기 위해 꼭 필요한 일이다. 정치 경제 사회 전 분야에서 우울한 소식이 지배하고 있지만 도전하는 젊은 창업가들에 대한 지원은 변함이 없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남민우 < 다산그룹 회장·한국청년기업가정신재단 이사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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