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켓몬·슈퍼마리오 '부활'…토종 '리니지' 연작 앱 장터 상위권 올라
수명 짧은 모바일게임…장기고객·요금 불만 '과제'
포켓몬고 - 대중성 높은 콘텐츠로 흥행
리니지 레드나이츠 - 엔씨 모바일게임 성공작
리니지2:레볼루션 - 출시 한 달 누적매출 2060억
슈퍼마리오 런 - 출시 당일 62개국 앱 매출 1위
[ 유하늘 기자 ]
지난 한 해 모바일게임 시장에서는 포켓몬, 슈퍼마리오, 리니지 등 인기 지식재산권(IP)의 화려한 부활이 두드러졌다.
미국 나이앤틱랩스는 지난해 7월 포켓몬 캐릭터를 활용한 모바일 게임 ‘포켓몬고’를 출시해 세계적인 히트를 쳤다. 당시 한국에서는 정식 출시되지 않았지만 속초 등 일부 지역에서 즐길 수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국내에도 포켓몬고 신드롬이 불 정도였다.
국내 게임업체도 유명 IP의 힘을 톡톡히 보고 있다. 넷마블게임즈와 엔씨소프트는 지난해 12월 리니지 이야기를 바탕으로 각각 ‘리니지2: 레볼루션’과 ‘리니지 레드나이츠’를 내놨다. 이들 게임은 출시되자마자 국내 앱(응용프로그램) 장터 매출 상위권에 올랐다. 닌텐도의 ‘슈퍼마리오 런’은 출시 당일 세계 62개국 앱스토어에서 매출 1위에 오르면서 “닌텐도의 화려한 부활을 예고하는 신호탄”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이들 게임의 공통점은 비디오게임이나 PC 온라인게임이 대세이던 시절 인기를 끈 작품이라는 것이다. 유명 고전 콘텐츠가 모바일로 넘어오면서 다시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는 분석이다.
◆포켓몬고에서 시작된 ‘고전의 부활’
포켓몬고 개발을 처음 제의한 것은 이시하라 쓰네카즈 포켓몬컴퍼니(포켓몬 캐릭터 판권 보유사) 대표였다. 포켓몬 게임을 더욱 실감 나게 즐길 방법을 고민하던 그는 나이앤틱이 2012년 내놓은 증강현실(AR) 게임 인그레스를 접하고 “포켓몬에 완벽한 게임 형태”라고 판단했다. 그는 미국으로 찾아가 존 행키 나이앤틱랩스 대표를 만났고 저녁을 같이 먹으면서 포켓몬고 개발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7월 출시된 포켓몬고는 세계적인 열풍을 일으켰다. 출시 3개월 만에 다운로드 5억건, 매출 6억달러(약 7120억원)를 돌파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게임에 사용된 AR 기술도 주목받았지만 이보다는 대중성 높은 포켓몬 콘텐츠의 힘이 핵심적인 흥행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엔씨소프트가 1997년 출시한 PC 온라인 대규모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리니지’도 유명 콘텐츠의 저력을 보여줬다. 1995년 출간된 동명 만화를 바탕으로 한 리니지는 지금도 엔씨소프트 매출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효자 게임이다.
게이머들의 기대를 모은 첫 ‘모바일 리니지’는 리니지 ‘종갓집’ 엔씨소프트에서 나왔다. 지난해 12월8일 출시된 리니지 레드나이츠는 단기간에 애플 앱스토어와 구글 플레이스토어 매출 1위에 올랐다. 엔씨소프트가 모바일 게임에 성공적으로 진입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넷마블이 같은 달 14일 출시한 리니지2: 레볼루션의 돌풍은 더욱 거셌다. 레볼루션은 국내 대형 게임업체가 처음으로 내놓은 MMORPG로 큰 기대를 모았다. 출시 8시간 만에 앱스토어 매출 1위에 올랐다. 첫날 매출만 79억원을 기록한 데 이어 출시 한 달 만인 지난 13일 누적 매출 2060억원을 넘겼다. 이는 출시 첫달 약 2400억원의 매출을 올린 포켓몬고와 맞먹는 성적이다. 레볼루션 누적 가입자는 500만명을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 10명 가운데 1명이 이 게임을 해봤다는 얘기다.
닌텐도가 내놓은 모바일게임 ‘슈퍼마리오 런’은 ‘유명 IP=흥행’ 공식을 다시 한 번 증명했다. 애플은 지난해 9월 신제품 발표 행사에서 ‘닌텐도가 아이폰용 마리오 게임을 개발할 것’이라고 발표하면서 슈퍼마리오의 부활을 알렸다. 이 게임은 발매 첫날인 15일 미국과 영국, 일본 등 62개국 앱스토어에서 다운로드 1위에 오르며 화려하게 등장했다. 출시 첫날 매출 500만달러(약 60억원)를 냈다. 포켓몬고의 첫날 매출보다 약 19% 높은 수치다.
◆장기 흥행 여부가 관건
이들 작품은 출시 초기 성공적인 흥행 성적을 냈다. 하지만 앞으로도 지금 같은 매출을 유지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온라인에 비해 게임 수명이 짧은 모바일게임 특성상 이용자를 얼마나 오래 잡아둘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일부 슈퍼마리오 런 이용자는 게임을 부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미국 앱스토어에서 약 5만명의 이용자가 슈퍼마리오 런에 매긴 평균 별점은 5점 만점에 2.5점이다. 슈퍼셀의 클래시로얄이나 킹의 캔디크러시사가 등 평균 4점을 넘는 경쟁 인기 게임에 비해 크게 낮은 수치다.
블룸버그통신은 이 같은 낮은 평가에는 부분 유료화 방식에 대한 반감이 담겼다고 분석했다. 슈퍼마리오 런은 무료로 내려받을 수 있지만 레벨3를 넘어가면 10달러를 내야 즐길 수 있다. 구입 이후에는 추가 과금 없이 즐길 수 있던 예전 패키지 게임을 추억하는 이용자들의 반감이 적지 않다는 분석이다.
레볼루션과 레드나이츠 역시 게시판과 공식 카페에서 현금 결제에 대한 피로도를 호소하는 이용자가 늘고 있다. 일부 게이머는 게시판에 “돈을 쓰지 않으면 게임을 제대로 진행하기 어렵다”며 “게임 완성도는 높지만 과금 유도가 심하다”고 볼멘소리를 하고 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과금 피로도를 느끼지 않도록 균형을 조절해야 오랫동안 흥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하늘 기자 sky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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