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4분기 영업익 9.2조
반도체가 절반 넘게 벌어
영업익 4.9조 분기 최대실적…스마트폰 부진 빈자리 메워
D램·낸드 수요 계속 늘며 올해 영업익 20조 돌파할듯
모바일·디스플레이'선방'
IM '노트7' 없이 2.5조 이익…하반기 OLED 호실적 전망
[ 노경목 기자 ]
2013년 삼성전자가 역대 최대 영업이익(36조7900억원)을 달성했을 때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IM부문에서 벌어들인 수익은 24조9600억원이었다. 당장 “스마트폰만 덜 팔리면 실적이 반토막 날 것”이라는 우려가 나왔다. 하지만 이는 기우에 그쳤다.
2013년 6조8800억원이던 반도체 관련 영업이익이 2016년 13조6000억원까지 성장하며 스마트폰 사업 부진의 빈자리를 메웠다. 반도체의 4분기 영업이익도 4조9500억원으로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2015년 3분기 3조6600억원)을 1조원 이상 넘어섰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실적 안정성에 ‘노트7 쇼크’에서 회복된 IM부문이 더해지면 올해엔 40조원 영업이익 시대를 열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실적 호조에 현금 자산 80조 돌파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에 디스플레이에서도 1조3400억원을 벌었다고 밝혔다. OLED(유기발광다이오드)를 채택하는 휴대폰 제조업체가 늘어나는 가운데 LCD(액정표시장치) 가격이 올라 실적을 끌어올렸다. IM부문에서도 2조5000억원을 벌어들였다. 갤럭시노트7 리콜에 따른 손실은 3분기에 반영한 상태라고 해도 간판 제품의 공백을 감안하면 예상보다 좋은 실적이다. 계절적 비수기에 부품 원가 상승이 겹친 가전 및 TV는 320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리는 데 그쳤다. 4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0.03%, 영업이익은 3.08% 늘었다.
삼성전자는 연간 기준 지난해 매출 201조8700억원, 영업이익 29조240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2015년 대비 0.6% 늘어나는 데 그쳤지만 영업이익은 10.7% 증가했다. 이에 힘입어 삼성전자가 보유한 현금성 자산 규모는 지난해 말 사상 처음으로 80조원을 돌파했다. 88조2314억원으로 2015년 말 71조5360억원보다 17조원 가까이 늘었다.
◆“영업이익 40조 찍는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는 안정적인 실적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는 올해 세계 반도체 매출이 7.2%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2015년 2.3% 역성장하고 지난해엔 1.5% 성장에 그쳤던 것과 대비된다. 전세원 삼성전자 전무도 “D램은 10%대 후반, 낸드는 30%대 초반 정도로 삼성전자 출하량이 늘어날 것”이라며 “늘어나는 수요에 비해 공급이 여의치 않아 높은 판매가격을 유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6월부터 평택 공장에서 3차원(3D) 낸드가 본격적으로 생산되면 반도체 관련 수익을 끌어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디스플레이에서도 삼성전자가 세계 시장의 90% 이상을 장악하고 있는 휴대폰 OLED 수요가 계속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하반기에는 애플 아이폰8에 들어가는 OLED 매출도 본격적으로 반영된다.
최도연 교보증권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는 독보적 경쟁력을 바탕으로 올해 반도체 영업이익 20조원, 전체 영업이익 40조원을 넘어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샤프 악재’에 패널 수급 영향
삼성전자는 이날 콘퍼런스콜에서 “샤프의 LCD 패널 공급 중단으로 60~70인치 대형 TV의 패널 공급이 일부 차질을 빚을 수 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TV 판매처와 협의해 65인치와 75인치 등 다른 크기의 대체 모델을 투입해 문제를 해결할 예정이다.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사업에선 7나노미터(㎚) 제조공정을 2018년 초 도입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10㎚ 제조공정을 세계 최초로 개발해 지난해 말부터 반도체 생산에 적용하고 있다. 허국 삼성전자 상무는 “7㎚ 공정에는 EUV(극자외선 노광장비)를 투입해 성능과 전력소모 측면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갤럭시S8에는 삼성전자가 자체 개발한 대화형 인공지능(AI) 서비스가 도입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지난해 인수한 미국 비브랩스의 역량을 활용해 PC와 가전제품까지 연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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