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세 굳히기'나선 문재인
일자리·외교안보 정책 잇단 발표
'준비된 후보' 이미지 부각 주력
'반전 카드'고심하는 반기문
중도·보수 '빅텐트' 본격 행보
경제·외교안보 정책 구상 나서
'세대 교체'외치는 50대 주자들
이재명·안희정·유승민·남경필
정책연대로 지지율 높이기 안간힘
[ 유승호 기자 ]
대선 주자들이 설 민심 잡기에 공을 들이고 있다. 각 후보의 출마 선언과 정책 공약 발표가 잇따르는 가운데 27일 시작되는 설 연휴가 민심 향방을 가를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지금까지는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고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뒤쫓는 구도다. 다른 주자들은 선두 그룹과 격차를 보이면서 따라가는 중이다. 정치권에선 전국 민심이 뒤섞이는 설 연휴가 지나면 여론이 한 차례 출렁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문 전 대표는 설 연휴를 ‘대세론’을 굳힐 수 있는 기회로 보고 있다. 문 전 대표는 리얼미터가 지난 16~20일 전국 19세 이상 2520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29.1%로 1위를 달렸다. 정책 중심 행보를 통해 ‘준비된 후보’라는 이미지와 안정감을 부각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최근 재벌개혁 공약과 일자리 공약을 내놓은 데 이어 24일 서울 여의도 메리어트호텔에서 싱크탱크인 국민성장이 주최한 ‘미국 트럼프 대통령 취임과 한국 정책 방향’ 간담회에 참석했다.
문 전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같은 당 대선주자인 김부겸 의원과 박원순 서울시장, 이재명 성남시장이 야권 공동정부 수립을 위한 연석회의 구성 등을 제안한 데 대해 “아직 당내 경선도 시작되지 않았고 다른 야당도 준비돼 있지 않기 때문에 논의하기에 조금 이르다고 본다”며 “당 경선이 끝난 이후 정권교체를 위해 필요하면 야권 연대 또는 연정을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 전 총장은 전세를 뒤집을 반전 카드 찾기에 고심하고 있다. 지난 12일 귀국을 계기로 ‘반풍(潘風)’을 기대했지만 최근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이 20% 아래로 떨어지는 등 고전하고 있다. 반 전 총장은 귀국 직후 정치권과 거리를 두고 영·호남을 중심으로 민생 탐방에 나섰지만 각종 논란에 휘말리면서 역효과를 낳았다는 것이 정치권의 평가다.
지난 주말부터는 정치권 인사들과 접촉하면서 중도·보수 ‘빅텐트’를 펼치기 위한 행보에 본격 나섰다. 25일 관훈토론회에서 경제와 외교·안보 현안에 대한 정책 구상을 보다 구체적으로 밝힐 계획이다.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는 ‘자강론’을 바탕으로 지지세 규합에 나서고 있다. 지난 22, 23일 광주·전남 지역을 방문한 데 이어 24일에도 광주과학기술진흥원에서 광주 지방의원들과 조찬 간담회를 여는 등 호남 민심 잡기에 주력하고 있다. 국민의당 근거지인 호남에서 지지세를 회복하고 반풍이 주춤한 틈을 타 중도층까지 흡수하겠다는 것이 안 전 대표의 전략이다.
이재명 시장, 안희정 충남지사,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 남경필 경기지사 등 50대 주자들은 설 연휴에 앞서 출마 선언을 하면서 지지율 끌어올리기에 힘을 쏟고 있다. 안 지사(22일)와 이 시장(23일)에 이어 남 지사는 25일, 유 의원은 26일 공식 출마 선언을 한다.
일부에선 세대교체를 내세운 ‘50대 연대론’도 나오고 있다. 안 지사와 남 지사는 지난 9일 세종시 수도 이전 공동 공약을 내놓는 등 정책 연대를 하고 있다. 그러나 정책 연대를 뛰어넘는 후보 연대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관측이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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