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재균의 선택은 '꿈'이었다. 기대보다 못한 조건에 망설였지만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선수가 되는 꿈을 포기하지 않았다.
24일 황재균의 에이전시 GSI에 따르면 황재균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1년 스플릿 계약을 맺었다.
황재균은 스프링캠프에서 주전 경쟁을 벌여 메이저리그 25인 로스터 진입에 성공할 경우 옵션 포함 최대 310만달러(약 36억원)를 받을 수 있다. 옵트아웃 조항에 따라 주전 경쟁에서 밀려 마이너리그 선수가 될 경우 자유계약(FA) 선수가 될 수 있다.
황재균은 MLB 구단들이 제시한 조건과 국내 구단들이 제시한 조건을 두고 망설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에 잔류할 경우 거액의 몸값을 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돈 대신 꿈을 택했다. 메이저리거 신분이 보장되지 않았지만 일단 미국으로 건너가겠다는 것이다.
도전은 처음부터 쉽지 않았다. 아픔도 있었다. 황재균은 2015시즌이 끝난 뒤 포스팅 시스템(비공개 경쟁입찰)을 통해 MLB 진출을 타진한 바 있다. 하지만 무응찰의 수모를 겪었다. "분수를 모른다"며 그를 조롱하는 야구팬들도 있었다.
절치부심한 황재균은 지난 시즌이 끝난 뒤 미국에서 직접 MLB 구단들을 상대로 쇼케이스를 진행하며 MLB 재도전 의지를 불태웠다. 샌프란시스코는 황재균을 만나 인성테스트까지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황재균은 MLB 문 앞에 섰다. 롯데와는 다른 '자이언츠' 유니폼을 입게 된 황재균은 "두드리지 않은 문은 열리지 않는다"며 "쉽지 않을 것이란 건 잘 알고 있지만 이를 악물고 반드시 25인 로스터에 들어가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이어 "그동안 응원해주신 야구팬들께 감사드린다"며 "꿈을 향해 나갈 수 있도록 배려해 준 롯데 구단 관계자 여러분들께도 감사하다"고 말했다.
전형진 한경닷컴 기자 withmol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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