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켓몬고, 지구 20만바퀴 돌아 한국 상륙…지도 문제는 "비밀이야"

입력 2017-01-24 12:21
수정 2017-01-24 13:17
출시 6개월 만에 한국 서비스 시작
구글 지도 말고 어떤 지도 썼나
"지도 데이터 구체적 공개 어렵다"



[ 박희진 기자 ] 87억km, 지구 20만바퀴. 지난해 여름부터 전세계 '포켓몬고(GO)' 게이머들이 스마트폰을 쥐고 걸어다닌 거리다. 올해 포켓몬고가 마침내 한국에 상륙하면서 이들의 걸음 수는 더욱 빠르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포켓몬고 개발사 나이앤틱랩스는 24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포켓몬고의 국내 출시를 발표했다.

데니스황 나이앤틱 아트총괄이사는 "한국의 수많은 게이머들이 열정적으로 위치기반 모바일 게임을 응원하고 있다"며 "한국은 우리에게 매우 중요한 시장"이라고 강조했다.

포켓몬고는 포켓몬 지적재산권(IP)를 활용한 모바일 증강현실(AR) 게임으로, 포켓몬이라는 향수를 자극하면서 게임 마니아 뿐 아니라 일반인들 사이에서도 높은 인기를 끌었다. 지난해 7월 미국에서 처음 출시된 이후 현재 누적 다운로드 수는 6억건, 매출은 9억5000만달러(약 1조1210억원)를 기록하고 있다.

이같은 글로벌 흥행에도 그동안 국내에선 공식적인 방법으로 포켓몬고를 즐기기 어려웠다. 구글이 정부에 신청한 국내 지도의 국외 반출이 거부되면서 구글 지도 기반의 포켓몬고 게임의 실행이 어려웠기 때문이다. 포켓몬고 게임은 사용자 위치 확인을 위해 구글 지도를 이용하고 있다.

국내에서 포켓몬고 열풍은 게임 출시 전인 지난해 여름 이미 시작됐다. 강원도 속초 등에서 게임이 실행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해당 지역에 인파가 몰리는 기현상이 벌어지기도 했다.

포켓몬고가 6개월 만에 갑작스럽게 국내에서 서비스를 시작하자 지도 이슈를 해결한 배경에 관심이 쏠렸다. 이날 행사에서도 나이앤틱이 구글 지도를 쓰지 않고 국내에서 포켓몬고를 구현한 방법에 대한 취재진들의 질문이 이어졌다.

데니스 이사는 "공개적으로 접근이 가능한 여러 지도 데이터 소스를 통해 게임을 구현했다"면서도 구체적으로 어떤 데이터를 사용했는 지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급박하게 게임 출시를 서두른 배경도 주목된다. 게임 업계에선 야외에서 걸어다니며 하는 포켓몬고의 특성상 날씨가 추운 겨울에 흥행이 어려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럼에도 나이앤틱이 지금 국내 출시를 감행한 것은 설 연휴 기간 이용자를 대거 확보하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다.

이에 대해 데니스 이사는 "다른 나라에서 계절에 상관 없이 게임을 즐기는 것을 목격해왔다"며 "출시 시기를 정할 때 계절을 크게 고려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박희진 한경닷컴 기자 hotimpac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