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쿠르트 아줌마, 마스크팩 주세요"

입력 2017-01-23 18:28
수정 2017-01-24 05:01
새 먹거리 찾는 식품업계, 화장품 사업 잇단 진출

한국야쿠르트 '효자상품' 하루야채로 마스크팩 출시
인삼공사·CJ도 사업 나서

화장품시장 연 10% 성장…유기농·자연 내세워 공략


[ 김보라 기자 ] 식품업체들이 화장품 사업에 잇따라 뛰어들고 있다. 식품업계는 성장세가 정체된 반면 화장품 시장은 여전히 두 자릿수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천연 화장품에 대한 소비자의 선호도가 높아지고 ‘몸에 좋은 게 피부에도 좋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다. 동식물 추출물 등의 성분 연구와 단백질 구조 분석 등 식품업계 연구개발(R&D) 분야가 화장품 재료 연구와 비슷한 점이 많아 진입 장벽이 낮다는 점도 식품업계가 화장품 분야로 쉽게 진출하는 이유다.

◆먹는 것에서 바르는 것으로

한국야쿠르트는 23일 과채음료 하루야채 브랜드를 내건 마스크팩 2종을 출시한다고 발표했다. 하루야채는 2005년 출시된 이후 연간 700억원, 누적 6000억원이 넘는 매출을 기록하고 있는 한국야쿠르트의 효자상품이다.

이번에 출시된 제품 중 하루야채 ‘수분충전 마스크팩’(사진 오른쪽)은 수박, 오이, 사과 등의 추출물로 건조한 피부에 수분을 공급해주는 제품이다. ‘동안피부 마스크팩’(왼쪽)은 포도, 블랙체리, 자몽 등 추출물로 피부에 생기를 주고 주름을 개선하는 기능성 제품이다. 김동주 한국야쿠르트 마케팅 이사는 “하루야채 브랜드가 꾸준히 소비자의 사랑을 받아 마스크팩 제품까지 확장하게 됐다”며 “정제수를 섞지 않고 자연 원물을 주성분으로 쓴 하루야채 마스크팩이 푸드메틱 선도 제품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KGC인삼공사도 지난해 9월 화장품 관련 계열사 KGC라이프앤진을 인수하면서 화장품 사업에 본격 나섰다. 정관장 6년근 홍삼 활성성분에서 추출한 홍삼 응축수, 홍삼오일, 홍삼진액 등 3대 핵심 원료를 사용해 프리미엄 스킨케어 시장을 두드리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지난해 11월 화장품 원료 전문 브랜드 ‘엔그리디언트’를 내놨다. 밀의 배아나 해바라기유 등 CJ제일제당이 보유한 천연유래 원료 제조 기술을 활용해 화장품 원료 시장에 뛰어든 것이다.

해외에서도 식품업체가 화장품사업으로 영역을 넓힌 사례가 있다. 글로벌 식품기업인 스위스 네슬레는 2014년 캐나다 스킨케어 브랜드 밸리언트를 인수해 화장품 사업을 시작했다. 마요네즈로 유명한 일본 식품기업 규피는 1980년대부터 히알루론산을 연구하던 노하우를 접목해 2015년 화장품 사업에 진출했다.

◆식품·화장품 이종결합 왜

식품기업이 화장품에 눈독을 들이는 이유는 K뷰티 제품의 수출이 늘면서 화장품 시장 성장세가 두드러지기 때문이다. 최근 5년간 국내 화장품업계 연평균 성장률은 10.5%며, 지난해 국산 화장품 생산액은 10조원을 넘어섰다. 세계 화장품 시장도 연 5%대 안정적인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성장이 정체돼 새 먹거리를 찾고 있는 식품업계는 유기농과 자연주의 화장품 선호도가 높아진 것에 착안해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몸에 좋은 먹거리라고 이미 검증받은 브랜드를 화장품으로 확장하면 마케팅 효과를 톡톡히 보는 장점이 있다.

빙그레가 지난해 올리브영과 협업해 ‘바나나맛·딸기맛 우유’ 보디케어 제품을 출시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빙그레 측은 제품 용기만 제공하고 내용물은 다른 제조사가 만들었는데도 이 제품은 출시 열흘 만에 완판됐다.

화장품회사 쥬리아는 편의점 세븐일레븐과 함께 소비자에게 친숙한 요구르트 용기와 유산균 성분을 담아 ‘이티비티 요구르트팩’을 출시했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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