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건설 대우조선해양 재발 방지책
'핵심감사제(KAM)' 전체 상장사 확대
[ 한민수 기자 ]
금융당국이 상장회사의 절반에 감사인을 지정키로 했다. 이를 통해 앞서 대우건설과 대우조선해양 등에서 발생한 대형 회계부정 의혹을 원천적으로 막겠다는 것이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22일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회계 투명성 및 신뢰성 제고를 위한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우선 외부 회계감사인 지정사유를 늘려 상장사의 약 10%에 금융당국이 감사인을 지정할 방침이다. 현재는 지난해 기준으로 상장사의 6.8%가 지정 감사인을 두고 있다.
현재 감사인 선임은 자유선임을 기본 원칙으로 하는 가운데 관리종목, 부채비율 과다, 감리결과 부적정 법인 등에 증권선물위원회가 1개의 회계법인을 선택해 감사인으로 지정한다. 앞으로는 분식회계로 해임권고를 받은 임원 또는 일정 금액 이상 횡령·배임 전력이 임원(재취업 포함)이 있는 상장사에도 감사인을 지정한다.
벌점 4점 이상인 불성실 공시법인과 내부고발자 불이익조치 회사 등 부정행위 적발 회사도 감사인 지정 대상이 된다.
상장사가 희망 회계법인 3개를 제시하면 증선위가 그 중 하나를 지정하는 '선택지정제'도 새롭게 도입된다. 대상은 국민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큰 자산총액 5조원 이상의 대규모 기업집단 소속 회사, 금융회사, 잦은 최대주주 변경과 투자주의환기종목 등 분식회계에 취약한 요인이 있다고 판단되는 회사, 수주산업 등 증선위가 정하는 '회계투명성 유의업종'에 속하는 상장사(현재 미정) 등이다.
선택지정제는 법 개정 후 2년의 유예기간을 두고 시행하되, 6년 자유선임 후 3년 지정 방식을 적용키로 했다. 금융당국은 선택지정제 시행시 과거 6년간 감사인이 지정되지 않은 회사부터 제도를 우선 적용할 계획이다.
선택지정제를 통해서는 상장사의 약 40%가 감사인을 지정받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감사인 지정 사유 확대와 선택지정제 도입은 현행 자유수임제에서는 '갑-을 관계'가 형성돼 제대로 된 회계감사가 어렵다는 지적 때문이다.
또 지난해 7월부터 수주산업에만 적용하고 있는 '핵심감사제(KAM)'를 단계적으로 전체 상장사로 확대한다. 핵심감사제는 감사인과 경영진이 주요 감사사항을 결정하고, 이에 대한 감사 결과 등을 감사보고서에 기재하는 것이다. 자산 2조원 이상의 상장사에 우선 적용하고 대상을 상장사 전체로 확대할 계획이다.
감사능력이 충분한 회계법인만이 상장사 외부감사를 맡을 수 있는 감사인 등록제도 도입된다. 품질관리 시스템 구축 등의 요건에 충족한 회계법인만 상장사 감사인이 될 수 있도록 한다. 또 사후적으로 요건에 미달하는 경우 상장사 감사인 등록을 취소한다.
금감원의 상장사 전수 감리 주기도 빨라진다. 현재 25년 수준인 상장사 감리 주기를 10년으로 단축키로 했다. 특히 감사인 지정을 받지 않은 회사에 대해서는 6년 이내 주기로 감리에 들어간다. 이를 위해 금감원에 실무인력을 확충하고, 올해 기획감리실을 신설한다.
분식회계 및 부실감사에 대한 제재도 크게 강화된다. 임원에 대한 해임권고시 직무정지를 같이 조치하고, 회사와 감사인에 대한 과징금의 상한을 없애기로 했다. 형벌도 현행 5~7년의 징역기간을 10년 이하로 늘릴 방침이다. 벌금도 부당이득의 1~3배 이하로 상향하고, 징역과 벌금의 동시 부과도 추진한다.
금융당국은 다음달 공청회를 거쳐 '종합대책 최종방안'을 확정할 예정이다. 1분기 세부방안을 마련하고 2분기에 입법을 추진하게 된다.
한민수 한경닷컴 기자 hm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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