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제45대 대통령으로 취임했다. 기업인 출신 아웃사이더가 정치 입문 538일 만에 백악관에 입성한 것이다. 선거전에서 예상을 깨고 승리를 일궈낸 승부사적 역량을 보였지만 취임 직전 미국 국민의 지지도는 40%대 초반으로 역대 최저다. 그런 만큼 트럼프 정부가 과연 얼마나 좋은 성과를 낼지에도 시각이 엇갈린다.
비관적으로 보는 견해는 트럼프가 미국 내에서 환영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에 근거를 두고 있다. 당장 어제 취임식 때도 수십만명의 ‘반트럼프’ 시위자들이 워싱턴DC에 몰렸다. ‘1호 행정명령’으로 오바마케어를 폐기하는 등 8년간의 ‘진보정권 지우기’에 나서는 트럼프의 행보가 적잖은 반발에 시달릴 수 있다는 것이다. 대외적으로는 트럼프가 내세우는 ‘미국 우선주의’가 동맹과 자유무역이라는 전후 질서를 뒤흔들 것이란 지적이 많다. 동맹국에 방위비 분담 증액을 요구하는가 하면 중국에 무역보복을 예고하는 미국이 세계의 정치·경제 질서에 충격을 줄지도 모른다는 우려다.
반면 트럼프의 추진력이 미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란 기대도 많다. 오바마 재임 동안 연평균 2% 중반대 성장에 그쳐 경제회복에 대한 기대도 크다. 과도한 개입이라는 지적을 받지만 포드 등 자동차업체를 압박해 미국에 투자케 하는 등 제조업 부활정책과 1조달러 인프라 시설 투자를 통한 일자리 창출은 최소한 단기적인 성과를 올릴 것으로 보인다. 특히 법인세율 인하와 규제완화 등 정책과 잘 맞아떨어질 경우 미국발 경제 훈풍이 세계에 불 수도 있다는 기대다.
그제 뉴욕증시도 ‘취임 연설을 지켜보자’는 관망세가 뚜렷했다. 우려 반 기대 반의 ‘불확실성’이 트럼프호에 대한 세계의 시각이란 얘기다. 리더십 부재의 한국으로선 풀기 어려운 난제를 만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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