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한신평 “이랜드월드 신용도 하락 6개월 전부터 경고”

입력 2017-01-20 18:51
이 기사는 01월20일(18:43)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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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신용평가가 이미 6개월 전부터 이랜드월드의 신용등급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신호를 보냈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1년간 두 차례 신용등급 강등은 부당하다며 법적 대응을 하겠다고 한 이랜드그룹에 곧바로 반격을 가한 모습이다.

한신평은 20일 온라인 방송을 통해 이랜드월드의 신용등급 하향조정에 대한 입장을 이야기했다. 발표자로 나선 류승협 한신평 기업평가본부 실장은 “6개월 전부터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변경하고 각종 리포트와 세미나를 통해 이랜드월드의 신용등급이 떨어질 수 있음을 설명해왔다”며 “티니위니와 부동산 매각도 이미 평가에 반영해 내린 결론이었다”고 말했다.

한신평은 지난 2일 이랜드월드의 신용등급을 'BBB-'로 한 단계 하향조정했을 때보다 이 회사의 중국 패션사업 경쟁력이 약해지고 있음을 상세히 설명했다. 중국 패션시장에서 백화점의 비중이 줄어들고 있다는 것을 강조했다. 한신평에 따르면 중국 의류·신발 판매 중 백화점 비중이 지난 2013년 36.3%에서 2015년 29.5%로 감소했다. 반면 인터넷 비중은 10.9%에서 20.8%로 늘었다. 그동안 이랜드그룹은 백화점을 기반으로 패션사업을 펼쳐왔다.

한신평은 이랜드월드가 이같은 변화 속에서 수익성 회복을 바탕으로 차입금을 줄여가기 어려울 것으로 봤다. 2013년 1조7082억원이었던 이랜드월드의 순차입금은 올 3분기 1조9437억원으로 증가했다. 반면 현금창출 능력을 의미하는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은 이 기간 4141억원에서 2171억원으로 감소했다.

류승협 실장은 “매년 중국시장에 150개가량의 백화점이 새로 지어지고 곳곳에서 할인행사를 하면서 패션업체들의 수익성이 떨어지고 있다”며 “영업현금 창출로 재무구조 개선이 쉽지 않은데다가 티니위니 매각으로 여기서 거두는 수익도 없어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상황에 이랜드그룹이 기대한만큼 자구계획이 진행될 수 있을지도 불확실하다고 평가했다. 이달 말 티니위니 매각대금 8500억~900억원이 들어오는 것은 긍정적이지만 이랜드리테일의 상장 효과는 쉽게 점칠 수 없다고 봤다.

류 실장은 “시장상황과 기업가치 산정에 따라 회사로 들어오는 현금 규모와 현금 유입 시기가 달라질 가능성이 크다”며 “점점 단기 차입금 비중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선 적잖은 부담”이라고 말했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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