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가구 편의공간으로
식사공간 넓히고 파우더룸도
고객 체류시간 늘려 매출↑
[ 배정철 기자 ]
편의점업체들이 앞다퉈 매장 규모를 키우고 있다. 소비자가 원하는 상품과 서비스가 늘면서 자연스럽게 더 넓은 공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작은 매장보다 큰 매장의 수익성이 좋은 것도 편의점들이 점포 면적을 확대하는 이유다. 점포 수를 늘리는 출점에 치중하던 편의점의 경쟁 구도가 매장별 면적을 넓히는 크기 싸움으로 바뀌고 있다는 분석이다.
◆세탁소사업에 진출한 편의점
세븐일레븐은 18일 서울 용산에 있는 산천점에서 세탁 서비스를 시작했다. 편의점에 설치된 무인 보관함에 세탁물을 넣고 2~3일 뒤 ‘세탁이 끝났다’는 문자메시지를 받으면 보관함에 있는 세탁물을 찾아가는 서비스다. 전문 업체가 세탁 대행을 하기 때문에 집에서 빨기 힘든 외투와 신발 등을 세탁할 수 있다. 와이셔츠(990원)와 정장(5200원), 운동화(3500원) 등 주요 품목 세탁 가격이 일반 세탁소보다 싸다는 게 세븐일레븐 측 설명이다.
회사 관계자는 “산천점 면적이 130㎡로 일반 점포(73㎡)보다 넓어 세탁물 보관함을 설치할 수 있었다”며 “택배나 금융업무처럼 새롭게 시작하는 서비스가 많아 대규모 매장을 많이 내고 있다”고 말했다.
세븐일레븐은 리모델링을 통해 기존 매장의 면적도 넓히고 있다. 2015년부터 일명 ‘광개토 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200개 소형 점포 옆의 사무공간 등을 터 매장 평균 면적을 40% 이상 늘렸다.
GS25는 새 매장을 낼 때마다 점포 크기를 키웠다. 2013년 59㎡였던 GS25의 신규 매장 평균 면적은 지난해 69㎡가 됐다. 3년 만에 신규 매장 평균 규모가 17%가량 커졌다.
◆수익성 개선하고 소비자 만족
편의점들이 매장 크기를 키우는 이유는 갈수록 판매하는 상품 종류가 많아지고 있어서다. 편의점은 담배나 과자 같은 대표 상품 외에 커피와 디저트, 조리음식 등으로 판매 상품 범위를 넓히고 있다.
휴식 공간을 원하는 소비자가 증가한 것도 매장이 커지는 배경 중 하나다. CU는 덕성여대점에 여대생들이 화장을 고치고 옷을 갈아입을 수 있는 파우더룸과 피팅룸을 마련했다. 세븐일레븐은 지난해 7월 1층에 일반 편의점 공간을 두고 2층에 휴게실을 설치한 카페형 점포를 서울 명동에 열었다.
수익성 개선도 매장 확대의 유인이 되고 있다. 매장을 키우면 이익률이 높은 식품을 보관하는 냉장시설이나 시식공간을 늘릴 수 있어서다. 지난해 확장 공사를 한 세븐일레븐 구로점의 단위 면적당 매출은 64% 증가했다.
심관섭 미니스톱 사장은 “소형 점포로는 소비자의 다양한 요구를 충족시킬 수 없기 때문에 대형 점포가 대세가 되고 있다”며 “일본 편의점 매장의 평균 면적이 한국 편의점의 두 배인 것에 비춰볼 때 한국 편의점의 매장 규모는 더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배정철 기자 bj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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