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사 새로 쓴 방준혁 "세계인의 RPG 만들겠다"

입력 2017-01-18 18:10
수정 2017-01-19 10:10
넷마블 '리니지2 레볼루션'…월매출 2060억 '신기원'

출시 첫날에만 매출 79억
하루 평균 66억씩 벌어
올해 IPO 앞두고 호재

올해 글로벌 진출 본격화
지난달 미국 게임 개발사 인수
모바일 RPG로 세계 도전


[ 유하늘 기자 ]
“게임 이름을 ‘레볼루션’이라고 지은 것은 넷마블의 경쟁력을 한 단계 끌어올리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운이 좋은지 이름대로 혁명을 이뤘습니다. 혁명은 이제 시작이고 앞으로도 계속될 것입니다.”

방준혁 넷마블 이사회 의장은 18일 서울 여의도 글래드호텔에서 열린 연례 기자간담회에서 지난달 선보인 모바일 게임 ‘리니지2 레볼루션’의 성과를 소개하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레볼루션은 출시 14일 만에 매출 1000억원을 넘겼다”며 “출시 5주차 최고 동시접속자수는 74만명이며 이용자가 계속 늘고 있다”고 말했다.

넷마블이 게임 하나로 출시 한 달 만에 매출 2060억원을 달성한 것은 세계적으로도 보기 드문 기록이다. 지금까지 최고 기록은 한 달 만에 약 2400억원을 벌어들인 ‘포켓몬고’였다. 한국에서는 넷마블의 ‘레이븐’이 99일 만에 매출 1000억원을 냈다. 모바일 앱 통계 분석 사이트 앱애니에 따르면 레볼루션은 지난해 12월 기준 세계에서 세 번째로 많은 매출을 올린 모바일 게임으로 집계됐다.

방 의장은 이날 넷마블의 글로벌 진출 계획도 공개했다. 넷마블은 지난달 북미시장에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미국의 유명 게임사 카밤의 캐나다 밴쿠버 스튜디오(게임사의 개발조직)를 1조원에 육박하는 가격에 인수했다. 국내 게임업계 사상 최대 규모 인수합병(M&A)이다. 넷마블은 이전까지 ‘모두의 마블’ 등으로 아시아권에서 흥행에 성공했지만 북미와 중국 시장에서는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

방 의장은 “넷마블의 올해 목표는 해외시장에서 모바일 역할수행게임(RPG)의 대중화를 이끄는 것”이라며 “우리가 가장 잘하는 장르인 RPG로 글로벌 게임업체와 정면 승부를 펼치겠다”고 말했다. 그는 “RPG는 서구 시장에서 아직 틈새 시장에 불과하지만 이를 개척해 선점 기회를 가져야 한다”며 “카밤을 인수한 것도 북미권에서 가장 RPG를 잘 만드는 게임사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 게임이 해외에 나가면 불리하다고들 하지만 판이 불리하면 판을 바꾸면 된다. 철저한 현지화를 넘어서 아예 현지 게임을 만들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레볼루션의 이 같은 흥행 열풍은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앞둔 넷마블에 호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넷마블이 시가총액 10조원을 넘길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이를 달성하면 현재 ‘게임 대장주’인 엔씨소프트(시가총액 약 6조2000억원)를 앞지르게 된다. 넷마블은 지난달 12월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해 6월 중순까지 상장 절차를 완료해야 한다.

2003년 넷마블을 창업한 방 의장은 건강을 이유로 2006년 경영에서 잠시 손을 뗐다. 하지만 회사가 위기에 처하자 2011년 복귀해 5년 만인 2015년 매출 1조원을 일궈냈다. 복귀 당시 매출은 2000억원대였다. 지난해 잠정 매출은 전년 대비 40% 증가한 1조5029억원이다. 넷마블이 상장을 마치면 방 의장은 최소 2조원 이상의 자산을 보유하게 돼 국내 10대 부호에 오르게 된다.

유하늘 기자 sky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