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 "4차 산업혁명 주도권 잡자"…CES 총출동한 통신 3사 CEO

입력 2017-01-16 16:06
SKT, AI·자율주행차 등 3년간 11조원 투자
KT, 내년 평창 올림픽때 5G 첫 시범서비스
LG U+, 홈 IoT 서비스를 산업 분야로 확장


[ 이정호 기자 ] 새해부터 통신 3사의 신사업 경쟁이 달아오르고 있다. 각사 최고경영자(CEO) 모두 올해 신년사를 통해 사물인터넷(IoT) 등 신사업 분야 1등을 목표로 제시했다. 포화 상태에 달한 이동통신 시장을 벗어나 4차 산업혁명 시대의 기술 및 시장 주도권을 쥐겠다는 전략이다. 3사 CEO는 이달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전자쇼인 ‘CES 2017’을 참관하고 글로벌 기술 선도 업체들과 사업 제휴 가능성을 타진했다.

◆SKT, 3년간 11조원 투자

지난 1일 공식 취임한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올해 경영 화두로 ‘개방과 협력’을 내세웠다. 국내외 신기술 선도 업체와의 제휴를 강화해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 주도권을 쥐겠다는 전략이다. SK텔레콤은 올해부터 2019년까지 3년간 인공지능(AI), 자율주행, 사물인터넷(IoT) 등 신산업 생태계 조성과 5세대(5G) 통신 등 유·무선 네트워크 구축에 11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이 회사가 집행한 3년 단위 투자액으로는 최대 규모다. 분야별 투자금액은 정보통신기술(ICT) 생태계 조성 5조원, 유·무선 네트워크 6조원이다. 박 사장의 CES 구상이 이번 투자 계획에 담겨 있다는 평가다.

SK텔레콤이 5조원을 투자하는 ‘뉴 ICT 생태계’는 AI, 자율주행, IoT 등 4차 산업혁명 신기술을 연구하는 국내외 대기업,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민관 연구기관들이 참여해 기술 합종연횡을 이루고 시장 규모를 키우는 일종의 산업기술 장터다. 스타트업 육성을 위해 올 상반기 페이스북, 인텔 등과 함께 한국에 벤처육성센터를 설립하고, IoT 기술 지원을 담당하는 ‘IoT 오픈하우스’도 연다.

SK텔레콤은 개방·협력 방식의 신기술 선제 투자에 적극 나서고 있다. AI 분야에서는 그룹 계열사인 SK C&C, 스타트업들과 AI 개발 플랫폼을 구축해 시너지를 내고 있다. IoT 사업에선 49개국 400여개 회원사의 기술 협력체인 ‘로라(LoRa) 얼라이언스’를 구축했다.

◆KT, 차세대 5G 통신 선제 투자

KT는 현 4세대 통신(LTE)보다 20배가량 빠른 5G 이동통신 선제 투자에 적극 나서고 있다. KT는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공식 통신사업자로 세계 통신사 중 처음으로 올림픽 때 5G 시범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이를 위해 올 9월까지 평창동계올림픽이 열리는 강원 평창·정선·강릉과 서울 일부 지역에 시범 네트워크를 구축한다. 시범 네트워크는 올림픽 개막일인 2018년 2월9일까지 5개월여간 안정화 과정을 거친다.

KT는 북미 최대 무선통신 사업자인 버라이즌과 손잡고 5G 무선접속기술 공동 규격을 제정하기로 합의했다. 양사가 각각 개발 중인 5G 기술 규격을 통일하는 것이 핵심이다. 황창규 KT 회장은 이달 초 CES를 참관한 뒤 버라이즌 본사를 방문해 기술 규격 제정에 대해 논의했다.

5G 상용화에 발맞춰 자율주행차 등 다양한 5G 연계 사업도 벌일 방침이다. KT는 지난해 경기도와 판교제로시티(판교창조경제밸리) ‘자율주행 실증단지 조성’에 관한 협약을 체결했다. 실증 단지에는 총길이 5.6㎞의 자율주행 노선을 마련한다. KT는 자율주행 기술의 핵심인 5G 네트워크를 깐다. 경기도와 KT는 이르면 올해 중 자율주행차를 선보일 계획이다. 음성인식 기반 AI 서비스 ‘기가 지니’도 선보인다. 세계 최초로 인터넷TV(IPTV)와 연동한 점이 특징이다. 기가 지니는 KT의 IPTV 서비스 올레TV와 연결돼 음성만으로 TV 조작을 가능하게 해준다.

◆LG유플러스, 홈 IoT에서 산업 IoT로

LG유플러스가 가장 공을 들이고 있는 신사업은 IoT다. LG유플러스의 홈 IoT는 작년 말 50만 가입자를 돌파했고, 올해 100만 가입자를 목표로 하고 있다.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은 이번 CES 방문 기간 버라이즌 관계자들을 만나 사업 제휴 가능성을 타진했다. 권 부회장은 “홈 IoT 분야에선 우리의 성공 노하우를 버라이즌에 알려주고, 버라이즌이 강점을 가진 산업 IoT와 빅데이터 등에서는 많이 배울 수 있을 것 같다”며 “앞으로 자주 만나 구체적인 협력 방향을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LG유플러스는 IoT 사업의 외연을 산업 IoT 쪽으로 확장할 방침이다. LG전자·디스플레이 등 그룹사 적용을 시작으로 해외 적용을 확대하겠다는 전략이다. AI 사업 준비를 위해 미국, 이스라엘 등 해외 벤처에 대한 지분 투자도 확정했다. 음성 인식 기술을 보유한 LG전자와 협업해 AI 분야 시너지를 모색할 계획이다.

권 부회장은 IoT, AI, 빅데이터 등 신사업 분야 1등을 목표로 세웠다. 그는 “통신시장은 우리가 판을 뒤집을 수 있는 신규 사업의 기회가 아직 남아 있다”며 “남들이 가지 않은 길을 한 발 앞서 개척해 새로운 성장의 활로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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