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데이터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등의 핵심기술로 표상되는 4차 산업혁명은 우리에게 위기일까, 기회일까. 서구가 앞서고 중국이 무섭게 추격 중이며 한국과 일본은 뒤처졌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
이종윤 한일경제협회 부회장(한일산업·기술협력재단 전무)은 “트럼프 정부가 출범하면 관세를 높이고 한·중·일 3국처럼 미국에 수출을 많이 하는 나라에 통화 평가절상을 압박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일 양국의 경제구조상 상당한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4차 산업혁명이 빠르고 강하게 닥쳐오는 데다 보호무역주의를 내건 트럼프 정권의 등장으로 통상 환경도 여의치 않다. 닮은꼴 산업구조를 갖고 있는 한일 양국이 그 어느 때보다도 힘을 모아 대응해나가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취지를 담아 한경닷컴과 한일경제협회, 한일산업·기술협력재단은 16일 여의도 금융투자협회 불스홀에서 ‘미국 트럼프 정권 출범과 한일 경제 전망’ 주제로 제13회 일본경제포럼을 공동 개최한다.
한일 양국은 제조업에서 앞서나가다 지금까지와 전혀 다른 새로운 패러다임으로의 전환기를 맞았다. 단위 제품 기술혁신(한국)이나 ‘모노즈쿠리’의 기술 장인정신(일본) 같은 경쟁력 근간이 흔들린다는 점에서 위기로 볼 수 있다.
양국이 공통적으로 지닌 ‘빅 픽처(Big Picture)’의 취약점에 대한 해결책을 함께 고민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4차 산업혁명은 룰 자체가 바뀌는 것”이라고 규정한 임채성 건국대 교수는 “한국은 CDMA(코드분할다중접속) 방식, MP3 플레이어 같은 단위 제품이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전환할 당시 발 빠르게 대처했다. 하지만 산업시스템 전체가 바뀌고 있는 지금 국면에선 대응이 늦었다”고 짚었다.
요시노 데루오 일본 OMG 대표는 “일본은 잘게 쪼개는 미분은 잘하는데 이를 쌓아가는 적분엔 약한 편”이라고 평했다. 오자키 마사히로 PwC 스트래티지& 파트너도 “일본은 세부 기술설계에는 강하지만 큰 그림을 그리는 데 서툴다. 개별 최적화에서 전체 최적화로 진화하는 4차 산업혁명에 발맞춰 변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16일 열리는 일본경제포럼에서 일본 장수기업 사례를 들어 저성장 시대 위기극복 전략을 강연하는 염동호 한국매니페스토정책연구소 이사장은 ‘장수 방정식’ 3요소로 시대·사업·세대 변화를 꼽았다. 그는 “핵심 역량을 보유한 장수기업도 변화하는 고객 가치에 대처하지 못하면 결국 도태된다”고 말했다.
포럼을 기획한 최인한 한경닷컴 대표는 “한경 일본경제포럼은 2014년부터 분기별로 개최해 4년째에 접어들었다. 국내 유일의 언론사 주최 일본경제 전문포럼으로 자리매김했다”고 말했다.
새해 첫 일본경제포럼은 △트럼프 정권의 예상되는 통상 전략과 한일의 대응(이종윤 한일경제협회 부회장) △저성장 시대 위기극복 전략(염동호 한국매니페스토정책연구소 이사장) △아베노믹스의 득과 실(강현철 NH투자증권 이사) △2017 한일 부동산시장 전망(이동현 KEB하나은행 부동산센터장) 순으로 진행된다.
김봉구 한경닷컴 기자 kbk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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