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동산이 방아타령 듣는 이유는

입력 2017-01-15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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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파동이 반죽 부드럽게
국악·클래식 등 13곡 틀어
과자별 숙성 기간 달라


[ 강영연 기자 ] ‘방아타령’ ‘신뱃놀이’ ‘배 띄워라’.

구수하게 느껴지는 노래 제목이다. 제과업체들이 이 노래를 사용한다고 한다. 해태제과는 맛동산 반죽을 숙성시킬 때 이 노래를 틀어놓는다. 맛동산 반죽을 숙성시키는 데 필요한 시간은 약 20시간. 이 시간 내내 음악을 틀어놓는다. 그러면 과자가 더 맛있어진다는 것이다. 해태 관계자는 “음악을 틀었을 때 생기는 파동이 반죽 안에 있는 효모의 움직임을 촉진시킨다. 그러면 반죽이 더 부드러워진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음악도 한 종류만 틀지 않는다. 음악의 종류마다 파동이 다르기 때문에 국악, 광고음악, 클래식 등 13곡 정도의 음악을 골고루 틀어준다.

일반적으로 숙성은 제품에 새로운 성분들을 만들어 내고, 맛을 더 좋아지게 하는 효과가 있다. 과자를 만들 때도 같은 원리가 적용되는 셈이다. 장이나 와인처럼 숙성을 해야 맛있는 과자가 탄생하는 것이다.

오리온 초코파이도 숙성을 거친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오리온 초코파이 빵 사이에 마시멜로만 들어간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은 비스킷이다. 공장에서 막 생산된 초코파이는 바삭바삭하다. 소비자들이 먹는 것처럼 부드럽고 촉촉해지는 것은 숙성 덕분이다. 속에 든 마시멜로의 수분이 표면의 비스킷으로 옮겨가는 숙성과정을 거친다. 그래서 오리온은 적정 온도가 유지되는 초코파이 전용공간에서 5일 정도 숙성시킨 다음 출고한다.

오리온 젤리밥은 4일간 숙성기를 거친다. 젤리밥은 원료를 고래, 상어, 문어, 오징어 등 각각의 틀에 넣은 뒤 굳혀 만드는데 갓 생산된 제품은 젤리 안쪽과 바깥쪽의 수분이 불균형하다. 수분이 골고루 퍼져서 식감이 살아나는 데 필요한 시간이 4일이다. 마켓오 리얼브라우니는 8주간 숙성된 초콜릿만 사용한다. 오리온 관계자는 “숙성을 거치면 초콜릿 향과 맛이 진해지고 식감도 쫀득해진다”며 “초콜릿 덩어리 형태가 안정화돼 반죽에 넣고 오븐에 구워도 변형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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