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1월11일(03:17)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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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첫 A급 회사채 발행으로 주목받은 한솔케미칼이 모집 금액의 세 배 가까운 매수 주문을 받았다. 회사의 탄탄한 재무상태와 성장성을 투자자들로부터 인정받았다는 평가다.
11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한솔케미칼 이날 500억원 규모 3년 만기 회사채 발행을 위해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진행한 수요예측(사전청약)에 총 1450억원의 매수 주문이 몰렸다. 채권 발행실무는 KB증권이 맡았다.
발행금리는 에프앤자산평가 등 민간 채권평가사들의 시가평가 대비 0.31%포인트 낮게 결정됐다. 이날 기준으로 계산하면 연 2.789%다. 신용등급 A+인 기업들과 비슷한 수준이다. 현재 한솔케미칼의 신용등급은 ‘A-(긍정적)’이다. 신용등급 A급 이하 기업들의 회사채 시장 문을 두드리기 쉽지 않은 분위기임을 고려하면 만족할만한 결과라는 평가다. 현재 기관 대부분이 ‘A+’를 우량 기업을 판단하는 기준을 삼고 있다.
회사의 기초체력(펀더멘탈)이 강해지고 있다는 점이 투자자들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은 모습이다. 한솔케미칼의 지난해부터 반도체 업황 개선에 힘입어 주력제품인 과산화수소 판매를 늘리고 있다. 주요 고객인 삼성전자가 올해 3D 낸드플래시 생산을 늘리면서 판매량이 더 증가할 것이란 기대가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가 3세대 퀀텀닷(QLED) TV 마케팅에 힘을 싣고 있다는 점도 성장성에 대한 기대치를 한층 높였다는 평가다. 이 회사는 삼성전자에 퀀텀닷 소재를 공급하는 유일한 곳이다. NH투자증권 등 국내 4개 증권사의 평균 추정치에 따르면 지난 2015년 490억원이었던 이 회사의 영업이익이 지난해 844억원으로 증가했을 전망이다.
투자업계는 한솔케미칼의 수요예측 성공으로 신용등급 A 이하 기업을 바라보는 투자자의 보수적 시각이 바뀌기를 기대하고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신용등급이 A-라도 재무상태가 탄탄하고 성장성을 갖춘 것을 보여주면 투자자를 충분히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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