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물업계 "단가 안 올려주면 생산중단도 불사할 것"

입력 2017-01-11 19:22
주물조합 비상총회

'납품단가 원가 연동제' 대부분 수요처에서 안지켜
영세업체간 출혈경쟁 불러


[ 이민하 기자 ] 주물업계가 최근 전기료, 인건비 등의 인상으로 경영상황이 크게 악화됐다며 수요처의 납품단가 인상을 요구하고 나섰다.

한국주물공업협동조합은 11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관에서 ‘전국 주조산업 비상 임시총회’를 열고 “원·부자재 가격 급등과 임금, 전기료 등의 인상으로 제조원가가 올라갔지만 납품단가에는 전혀 반영되지 않고 있어 고사할 정도의 난관에 봉착했다”고 밝혔다. 수요처에서 납품단가를 합당한 수준으로 인상해주지 않으면 생산 중단까지 검토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이다.

서병문 한국주물공업협동조합 이사장(사진)은 “주물업계는 채산성과 수익성 악화가 커지면서 고사할 상황까지 이르렀다”며 “영세 납품업체 간 출혈경쟁만 유도하는 현재 거래행위는 당장 개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주물업계는 2007년부터 대기업과 합리적인 납품 단가 책정을 위해 원가 변동 부분을 납품 단가에 반영하는 ‘연동제’를 추진했으나 일부 수요처를 제외하고 대부분에서 지켜지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납품단가가 깎이는 상황에 대기업의 생산기지 해외 이전이 겹치면서 생산물량은 평균 40% 이상 줄었다. 주물조합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인건비는 71.6%(최저임금 기준), 전기료는 49.8% 올랐다. 주요 원자재 가격도 올랐다. 지난해 고철 가격은 전년 대비 78.2%, 선철은 10.5% 상승했다. 같은 기간 납품단가는 반대로 16.5~19.4% 내려갔다.

조합 측은 “영남지역에 있는 B사는 물량 감소와 납품단가 인하로 이 기간 매출이 630억원에서 440억원으로 30.2% 줄었고, 물량은 3만4000t에서 2만4000t으로 29.4% 감소했다”며 “납품단가는 이 기간에 ㎏당 1400원대에서 1150원대로 하락했다”고 밝혔다. 중부지역에 있는 주물업체 A사도 2012년 370억원이던 매출이 2016년 230억원으로 37.8%로 줄었고 이 기간 생산물량이 1만7000t에서 1만2500t으로 26.5% 감소했다고 덧붙였다.

서 이사장은 “현실적인 가격 인상 요인을 반영하면 중소형 주물제품은 ㎏당 평균 331원, 대형 주물제품은 319원씩 납품단가가 올라가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민하 기자 minar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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