맏형부터 막내까지…K브러더스 '비장한 출격'

입력 2017-01-11 17:38
PGA 소니오픈 13일 개막

실제 나이 50세 최경주 "마지막 우승 기회" 배수진
개막전 체면 구긴 김시우 "텃밭 같은 코스서 명예 회복"
노승렬·강성훈·김민휘 등도 새해 '마수걸이 우승' 사냥


[ 이관우 기자 ]
한국 남자 프로골퍼 중에는 5명의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챔피언이 있다. 최경주(47·SK텔레콤) 양용은(45) 배상문(31) 노승렬(26·나이키골프) 김시우(22·CJ대한통운)다. 이들 중 군 복무 중인 배상문을 제외한 4명의 코리안 챔프가 새해 ‘마수걸이 우승’ 사냥에 나선다. 12일(현지시간) 미국 하와이에서 개막하는 PGA투어 소니오픈에서다.

지난해 7월 PGA챔피언십 이후 약 6개월 만에 출전하는 양용은이 눈길을 끈다. 그가 소니오픈에 거는 기대는 누구보다 특별하다. PGA투어 복귀 카드를 손에 쥘 수 있어서다. 물론 우승해야만 가능한 시나리오다. 그는 2009년 타이거 우즈를 제치고 메이저대회인 PGA챔피언십을 제패하면서 깜짝 스타로 떠올랐지만 이후 부진해 2014년 PGA투어 카드를 잃었다. 2015년부터는 활동 무대를 유럽프로골프(EPGA)투어로 옮겼지만 지난해 퀄리파잉(Q)스쿨을 거쳐 올해 시드를 유지했다.

최경주 역시 감회가 새롭다. 그는 2011년 제5의 메이저대회로 불리는 플레이어스챔피언십 우승 이후 5년간 우승컵을 들어올리지 못했다. 이 우승의 전리품인 5년짜리 시드권도 만료됐다. 올해 자력으로 투어 상금랭킹 125위 안에 들지 못하면 내년부터는 다른 투어로 발길을 옮겨야 한다. 체력이 가장 큰 변수다. 그는 주민등록상 1970년생이다. 하지만 실제로는 1968년에 태어났다. 올해가 한국 나이로 꼭 50세가 되는 시점이다. 체력과 비거리가 하향곡선을 탈 수밖에 없다. 그는 “올 시즌이 사실상 우승할 마지막 기회”라며 비장한 각오를 다지고 있다.

지난해 생애 첫 승을 올린 김시우의 각오도 남다르다. 올해 PGA 개막전이자 지난 시즌 챔피언만 출전한 SBS토너먼트오브챔피언스에서의 아쉬움 때문이다. 지난해 윈덤챔피언십에서 생애 처음 우승컵에 입맞춤하면서 대회 출전권을 따낸 그는 32명의 챔프 가운데 30위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새로 장만한 드라이버가 몸에 익숙지 않았다는 그는 이번 대회에는 평소 쓰던 드라이버를 다시 들고나올 예정이다. 김시우는 “드라이버를 제외하고 쇼트게임과 퍼트는 나쁘지 않았다”며 명예회복을 벼르고 있다. 무엇보다 대회장인 와이알라에CC는 그에게 앞마당 같은 곳이다. 지난해 데뷔를 앞두고 2주간 연습라운드를 한 곳이어서 코스 구석구석이 손바닥 보듯 훤하다. 그는 와이알라에에서 열린 지난해 대회에서 16언더파를 쳐 공동 4위에 올랐다.

허리 부상으로 지난해 힘겨운 시즌을 보낸 노승렬도 이번 대회에서 재기의 불씨를 살린다는 계획이다. 2014년 취리히클래식 우승으로 번 2년간의 투어 출전권도 만료돼 배수진을 쳐야 하는 상황이다.

함께 출전하는 강성훈(30) 김민휘(25)도 천신만고 끝에 올 시즌 출전 카드를 손에 쥔 만큼 소니오픈에서 자신감을 확인하겠다는 각오다. 이번 대회에는 일본 투어에서 맹활약 중인 김형성(37)이 초청 선수로 출전한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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