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국민연금 헤지펀드 운영실사 자문사로 영국 올번 선정

입력 2017-01-10 10:45
투자목표액 1조원 중 약 70% 집행


이 기사는 01월09일(07:00)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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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이 1조원 규모의 투자를 진행하고 있는 헤지펀드들에 대한 운영 실사(ODD·operational due diligence)를 맡길 자문사로 영국계 컨설팅 회사 올번(Albourne Partners)을 선정했다.

국민연금 관계자는 8일 “지난달 공개 입찰을 거쳐 올번을 운영 위험을 점검할 외부 자문사로 선정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올번은 지난해 7월 국민연금이 헤지펀드 재간접펀드 운용사로 선정한 블랙록(BlackRock Alternative Advisors), 그로브너(Grosvenor Capital Management)와 이들이 국민연금을 도와 선정할 하위(underlying) 펀드들의 운영 리스크를 점검하게 된다”고 말했다.

국민연금은 2015년 최고의사결정기구인 기금운용위원회에서 처음 헤지펀드 투자를 허용했으며 지난해 7월 공개 입찰을 통해 블랙록과 그로브너를 재간접펀드 운용사로 선정한 바 있다. 현재까지 투자 목표액 10억 달러 중 약 70%가 집행된 상태다.

국민연금과 같은 기관투자가(LP)가 헤지펀드에 투자하면 두 가지 종류의 실사가 이뤄진다. 첫째는 투자 실사(investment due diligence)다. 투자 전략, 수익률, 리스크 관리, 시장과의 상관 관계 등 주로 투자 성과와 리스크를 점검하는 실사로, 이는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실무자들이 재간접펀드 운용사들과 함께 직접 실시한다.

두번째가 펀드 매니저의 역량과 평판, 조직 운영, IT 시스템, 프라임브로커와 같은 서비스 제공기관의 품질 등 정성적인 평가를 주로 하는 ODD다. 헤지펀드 투자 전략은 뮤추얼펀드나 사모펀드(PEF) 등에 비해 더 복잡하고 비밀스럽기 때문에 헤지펀드 운용사들이 자신들이 내세우는 전략대로 실제 트레이딩을 하고 있는 지, 그런 역량을 갖췄는지 점검하는 게 필수적이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2008년 헤지펀드 업계 최대의 사기극으로 기록된 메이도프 폰지 사건은 투자자들이 제대로 ODD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발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올번은 1994년 영국 런던에서 설립된 컨설팅 회사다. 포트폴리오 구축, 투자 전략에서부터 투자 실사, 운영 실사, 리스크 관리 등 투자와 관련한 다양한 자문 서비스를 연기금, 대학기금, 패밀리오피스 등에 제공하고 있다. 회사 홈페이지에 따르면 전세계 257개 기관투자가를 고객으로 두고 있다. 고객들이 운용하는 자산의 규모는 4000억 달러에 달한다.

한편 1조원 규모의 첫 헤지펀드 투자가 완료되면 국민연금은 올해 안에 1조5000억원 규모의 추가 헤지펀드 투자를 실시할 전망이다. 강면욱 기금운용본부장은 지난해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르면 연내에 1조5000억원 규모의 헤지펀드 투자를 맡길 운용사를 추가 선정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기금운용위원회는 2015년 헤지펀드 투자를 허용하면서 규모를 총 자산의 0.5%로 제한했다. 지난해말 국민연금의 운용자산은 약 550조원으로 이의 0.5%는 약 2조7500억원이다. 0.5%를 모두 채우려면 1조7500억원을 더 투자해야 한다.

국민연금 해외대체실 관계자는 “블랙록, 그로브너와 같은 대형 펀드오브펀드 운용사들에게 다시 한번 맡길 지, 아니면 다른 방식을 시도해볼지 아직 고심하고 있는 단계”라고 말했다.

유창재 기자 yooco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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