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유통 대도약] 불황 속 빛나는 정유년 '유통 황금알'

입력 2017-01-09 16:19
수정 2017-01-10 09:44
복합쇼핑몰·모바일·해외시장…

롯데·신세계·현대, 사업 확장 잇따라
20대 맞춤형 점포·아울렛 등 개설

편의점, 1인 가구 증가로 '성장 청신호'
모바일 쇼핑, 40~50대까지 확대

식품기업은 해외시장으로 눈 돌려
SPC·CJ제일제당 "글로벌 진출 가속"


[ 강영연 기자 ] 새해 들어 유통업체들이 저성장 극복을 전면에 내세웠다. 올해 우리 경제성장률이 3년 연속 2%대에 그치면 소비 역시 확 늘어나기 힘들 것으로 판단해서다.

각종 규제가 풀릴 기미가 보이지 않는 것도 유통산업 전망을 불투명하게 하고 있다. 하지만 불황을 타개하려는 유통업체 노력이 커지고 있는 점은 기대 요인이다. 소비 트렌드와 인구구조 변화에 따라 온라인 쇼핑몰과 편의점 등은 높은 성장세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백화점들은 아울렛이나 복합쇼핑몰 중심의 출점을 계획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올해 아울렛과 소형 전문점 중심으로 새 점포를 낸다.

백화점 부문에선 올해 말 인천터미널점(가칭) 문을 연다. 롯데백화점이 백화점을 새로 내는 건 2015년 8월 마산점을 인수한 뒤 약 2년 만이다. 아울렛은 경기 용인시와 고양시(원흥), 전북 군산시 등 총 세 곳에 문을 연다.

20대를 겨냥한 전문 판매점 ‘엘큐브’는 올해 세종시를 비롯한 전국 열 곳에 출점한다. 취급 품목도 늘린다. 남성용품과 화장품, 생활용품 등 각각 상권에 맞는 맞춤형 점포를 개설한다. 롯데백화점은 2020년까지 전국에 100여개의 엘큐브를 열 계획이다.

현대백화점그룹도 백화점 외에 다른 사업의 보폭을 늘린다. 현대백화점은 지난해 아울렛 두 곳을 출점하고, SK네트웍스 패션 부문을 인수했다. 올해는 면세점 사업을 시작하고 현대시티아울렛 가든파이브점(가칭)을 추가로 연다. 2020년 매출 20조원, 이익 2조원을 달성하는 ‘비전2020’에 따른 것이다.

신세계백화점은 지난해 창사 이래 최대 규모로 투자했다. 강남점과 부산센텀시티몰 증축을 시작으로 본점 내 면세점을 개점했다. 작년 하반기엔 김해점, 하남점, 대구신세계점을 차례로 열었다. 외형을 늘린 신세계백화점은 올해 서비스와 상품경쟁력을 강화한다. 외형보다 내실을 다지는 한 해로 만들 계획이다.

편의점은 상대적으로 높은 성장세를 보일 전망이다. 1인 가구가 증가하면서 ‘근거리 쇼핑’이 확산돼 편의점 이용 빈도가 높아질 것이라는 점에서다. 이미 편의점 수가 3만여개에 달하기 때문에 신규 출점보다는 자체브랜드(PB) 상품 등을 중심으로 수익성을 높일 수 있는 전략을 펼칠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온라인 쇼핑도 올해 10% 이상의 고성장이 예상된다. 스마트폰을 이용한 모바일쇼핑이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모바일쇼핑은 20~30대는 물론 40~50대로까지 확산되고 있다. 백화점, 대형마트 등 오프라인 중심의 유통업체도 최근 자체 온라인 쇼핑몰과 스마트폰 앱(응용프로그램)을 강화하고 있다.

국내 경기 불황으로 올해 식품회사들은 해외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지화 전략과 함께 한국 식품만의 특징을 내세워 해외 소비자 입맛을 잡고 있다.

파리바게뜨를 운영하는 SPC그룹은 올해를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는 원년으로 삼고 있다. CJ제일제당도 올해 글로벌 사업의 보폭을 넓힐 계획이다. 한식을 기반으로 식품과 식자재의 글로벌 진출을 강화하고 현지 생산에도 주력한다. 이미 국내보다 해외 매출 비중이 높은 바이오와 생물자원사업 부분에선 진출 국가 수를 더 늘릴 방침이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