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정동 기자 ]
CJ제일제당은 올해를 글로벌 사업의 보폭을 넓히는 한 해로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이미 해외매출 비중이 국내보다 많은 바이오와 생물자원사업부문 외에 한식을 기반으로 하는 식품과 소재의 글로벌 진출 및 현지 생산에도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성장 가능성 큰 동남아에 현지 공장 구축
CJ제일제당은 작년 초 베트남 김치업체 옹킴스를 인수했다. 작년 9월에는 베트남 국영 유통기업인 사이공트레이딩그룹과 현지 식품사업 확대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는 등 동남아시아 진출에 공을 들였다. 올해는 국내 먹거리의 해외 시장 진출에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작년 유럽에 처음 진출한 ‘비비고 왕교자’는 ‘한국형 만두’로 알려지면서 인기를 끌고 있다. ‘햇반 컵반’도 러시아와 홍콩, 일본 등 각지에 수출되는 등 한국형 가정간편식(HMR)이 해외 시장에서도 통한다는 게 CJ제일제당의 설명이다.
밀가루와 식용유 등 기초식품소재의 동남아 생산기지 구축도 추진할 계획이다. CJ제일제당은 작년 11월 미얀마 양곤에 조성된 ‘틸라와 경제특구(Tilawa SEZ)’에 미얀마 최초의 자동화 현대식 유지(油脂) 공장을 완공하고 가정용 식용유 생산을 시작했다. 경제성장률이 상대적으로 높아 소비시장의 성장 가능성이 크지만 체계화된 기초소재 생산기반이 부족한 동남아 시장을 고려한 선택이다. 콩 부산물을 발효시켜 만드는 사료원료인 발효대두박의 해외 생산시설도 확대한다. 작년 11월 베트남에 발효대두박 첫 해외 생산공장을 완공한 데 이어 올 상반기에는 중국에도 생산기지를 구축한다. CJ제일제당은 2020년까지 발효대두박을 연간 5000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사업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전략적 M&A 추진
CJ제일제당은 작년 12월 인도네시아에 두 곳의 사료 공장을 신설했다. CJ제일제당은 이들 공장 완공으로 동남아에서 연간 280만t의 생산규모를 확보하고 인도네시아 6개, 베트남에 4개, 필리핀과 캄보디아에 각각 1개 등 총 12개의 동남아 사료 공장을 운영하게 됐다. 전체 생물자원 사업에서 동남아 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이 큰 만큼 CJ제일제당은 올해 인도네시아 1개, 베트남 2개, 필리핀 1개 등 총 4개의 사료 공장을 추가로 건설해 동남아 공장 수를 16개까지 늘릴 예정이다. 현재 37개인 현지 축산 시설도 2020년까지 58개로 확대해 닭과 돼지 생산 개체 수를 늘릴 계획이다. CJ제일제당은 1997년 인도네시아를 시작으로 사료 공장과 축산 시설을 꾸준히 확대해 왔다. 사료를 소비하는 품종의 닭이나 돼지 등의 개체 수를 늘릴 수 있는 종계·종돈 사업도 하고 있다.
바이오 사업부문에서는 아미노산 제품 라인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라이신에만 치우쳐 있던 제품 범위를 다양한 아미노산 소재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3~4년 전까지만 해도 바이오 사업 전체 매출의 60%가량을 차지한 라이신의 비중이 작년엔 절반 수준까지 떨어졌다. L-메치오닌과 트립토판 등 신규 소재 매출도 늘었다.
CJ제일제당은 작년 초 중국의 기능성 아미노산 업체 하이더를 인수했다. 미국 바이오 벤처기업 메타볼릭스의 일부 자산도 사들이는 등 전략적인 인수합병(M&A)을 벌였다. CJ제일제당은 작년 12월 친환경 바이오 발효 공법으로 아미노산 소재 ‘시스틴’을 개발하는 데 성공하고 중국 선양공장에서 생산에 들어갔다. 시스틴은 기능성 아미노산 시장 주요 제품인 ‘시스테인’의 핵심 원료로 머리카락·피부·손톱 등의 주요 성분이다. 시스테인은 고기의 풍미를 내는 조미료, 제빵 첨가제, 펫푸드 등 식품용 아미노산으로 판매된다.
노정동 기자 dong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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