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게이트'를 수사하는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9일 오전 장충기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차장(63·사장·사진)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하고 있다.
장 사장의 상관인 최지성 미래전략실장(부회장·66)도 곧 특검에 출석할 예정이다.
특검이 지난달 21일 현판식과 동시에 국민연금공단의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찬성과 '비선 실세' 최순실 씨(61·구속기소)에 대한 삼성의 특혜 지원 의혹을 둘러싼 수사에 착수한 이래 19일 만에 삼성그룹 수뇌부를 정조준한 것이다.
그룹 총수의 경영 방침을 실행하는 기구인 미래전략실은 최씨에 대한 금전 지원 실무를 총괄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국민연금 합병 찬성에 청와대와 보건복지부가 개입했다는 단서와 진술을 상당 부분 확보한 특검이 삼성의 '부정한 청탁'이 있었다는 사실까지 확인할 경우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뇌물죄 구성에 한 발 더 다가서게 된다.
이날 조사는 삼성이 최씨 측에 제공한 자금의 성격과 대가성 여부를 규명하는 데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특검은 최 부회장 등을 상대로 최씨에게 자금이 제공된 경위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이 과정에서 어떤 역할을 했는지 집중적으로 추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은 승마선수인 최씨 딸 정유라 씨(21)를 지원하고자 2015년 8월 최씨의 독일 현지법인인 코레스포츠(비덱스포츠의 전신)와 220억원 규모의 컨설팅 계약을 맺고 35억원가량을 송금했다.
최씨가 배후에 있는 미르·K스포츠재단에도 주요 대기업 가운데 최대인 204억원을 출연했다. 최씨와 그의 조카 장시호 씨(38·구속기소)가 이권을 챙기려 기획 설립한 것으로 의심받는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도 16억2800만원을 후원했다.
특검은 삼성의 이러한 이례적 지원이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 문제가 걸린 삼성 합병을 국민연금이 지원해준 데 대한 보답 차원이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한경닷컴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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