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김재환 '가성비 갑'…올해 '연봉 홈런' 쏘아 올릴까

입력 2017-01-08 19:17
작년 프로야구 평균 연봉 1억2656만원

넥센 신재영·NC 최금강·삼성 구자욱 등
1억 미만 선수들 활약 눈에 띄어

이달 말 구단 연봉협상 결과 관심


[ 최진석 기자 ]
한국 프로야구 10개 구단이 소속 선수들과 연봉 협상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구단들은 이달 말까지 한국야구위원회(KBO)에 협상 결과를 신고해야 한다. 지난해 프로야구 선수들의 평균 연봉은 1억2656만원이었다. 프로야구 관중 800만명 시대를 맞아 올 시즌 선수들의 평균 연봉이 작년보다 상승할 전망이다. 야구 흥행에 힘입어 올 시즌 자유계약(FA) 선수들의 몸값이 처음으로 100억원을 돌파했다. 반면 1억원 미만의 연봉을 받고 억대 연봉 선수들 이상의 활약을 한 가성비 ‘갑(甲)’ 선수들도 있다. 지난해 두산 베어스와 NC 다이노스, 넥센 히어로즈 등은 이런 선수들을 발굴해 팀 순위를 상위권으로 끌어올리는 ‘저비용 고효율’ 야구를 했다. 적은 연봉을 받고 팀 성적에 공헌한 선수들은 올 시즌 연봉이 대폭 인상될 전망이다.

◆연봉 5000만원 김재환 홈런 2위, 2700만원 신재영 다승 3위

8일 KBO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프로야구 주요 부문별 기록 상위 톱5 선수 중 1억원 미만 연봉 선수는 모두 13명이었다. 이 중 가장 눈에 띄는 선수는 두산 우승의 주역이자 4번 타자인 김재환(28)이다. 2008년 데뷔한 김재환은 더딘 담금질 기간을 거쳐 지난해 부활, 시즌 타율 0.325를 기록했다. 홈런이 무려 37개로 이 부문 2위에 올랐다. 타점 3위(124점), 장타율 2위(0.628)다. 출루율(0.407)과 장타율(0.628)을 합친 OPS는 1.035로 3위를 기록했다. 김재환의 작년 연봉은 5000만원이었다. 1년 전 메이저리그(MLB)로 떠난 동갑내기 김현수(28·볼티모어 오리올스)의 공백을 완벽히 메운 그의 올 시즌 연봉은 1억원 이상으로 대폭 인상될 전망이다.

투수 부문에선 넥센의 신인 투수 신재영이 두드러졌다. 지난해 그는 연봉 2700만원을 받고 마운드에 올라 15승(다승 3위)을 수확했다. 승률 5위(0.682), 평균 자책점 3위(3.90) 등 주요 부문에서 톱5에 이름을 올렸다. 그 결과 신재영은 올 시즌 8300만원 인상된 1억1000만원에 연봉 계약을 맺었다.

◆연봉 10위 넥센 성적은 3위, 연봉 1위 한화는 7위

13명의 선수 중 넥센이 3명으로 가장 많았고 두산과 NC, LG 등이 각각 2명이었다. 그러나 두산은 작년 우승팀이고 NC는 준우승, 넥센과 LG는 3, 4위를 나눠 가져갔다. 특히 넥센은 10개 구단 중 평균 연봉이 8116만원으로 가장 낮았다. 넥센은 거포 박병호가 MLB로 향했고, 마무리 투수 손승락도 팀을 떠나는 등 전력 유출이 ‘심각’ 수준이었다. 하지만 신재영과 고종욱 이보근 등 연봉 1억원 미만 선수들이 적재적소에서 고루 활약해 팀 승리를 견인했다.

NC도 지난해 8월 승부조작 사건으로 투수 이태양이 팀에서 빠져 팀 분위기가 가라앉았다. 이때 최금강이 선발로 전환했다. 그는 작년 8월 한화전을 시작으로 11경기에 등판해 5승을 수확했다. 승률은 0.733으로 2위다. 작년 9200만원의 연봉을 받은 그는 위기에 처한 구단을 구해내면서 억대 연봉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반면 평균 연봉(1억7912만원)이 넥센보다 두 배 이상 많은 한화 이글스는 작년 7위에 머물렀다. 한화는 10개 구단 중 유일하게 연봉 총액이 100억원을 초과했다. 야구계 관계자는 “지난해 일본 프로야구에서도 12개 구단 중 연봉 9위인 히로시마 카프가 25년 만에 센트럴리그에서 우승했다”며 “연봉과 성적은 반드시 비례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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