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민은행 외환시장 개입 여파
위안화 가치 이틀새 1.2% 올라
[ 베이징=김동윤 기자 ]
홍콩에서 역외 위안화의 하루짜리 은행 간 대출금리(하이보)가 5일 약 1년 만의 최고 수준으로 급등했다. 중국 정부가 위안화 하락에 대한 시장의 기대심리를 차단하기 위해 시장 개입에 나선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 여파로 중국 위안화 가치는 이날까지 이틀 연속 큰 폭으로 상승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날 홍콩 은행 간 시장에서 하루짜리 위안화 대출 금리는 장중 한때 연 38.33% 수준으로 치솟았다. 전날 연 16.94%이던 금리가 불과 하루 만에 20%포인트 이상 급등했다. 이날 위안화 대출 금리는 역대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작년 1월12일에는 연 66.8%를 기록했다.
홍콩 외환시장에서 역외 위안화 가치가 하락하는 것을 막기 위해 중국 인민은행이 이 지역에 있는 대형 국유 상업은행을 통해 미국 달러화를 대거 매도하는 시장 개입을 단행했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인민은행이 시장에 풀린 위안화 유동성을 흡수하자 위안화 대출 금리가 가파르게 치솟았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홍콩 역외시장에서 미국 달러화 대비 위안화 가치는 지난 4, 5일 이틀간 약 2% 가까이 상승해 장중 한때 6.7위안대까지 치솟았다. 중국 본토 상하이 외환시장에서도 미국 달러 대비 위안화 가치는 이틀간 1.2%가량 급등해 5일에는 장중 한때 6.8위안대를 기록하기도 했다.
인민은행은 작년 1월에도 홍콩 역외시장에서 똑같은 방법으로 위안화 가치 방어에 나섰다. 당시 연초부터 시작된 위안화 가치 급락으로 추가 하락 기대심리가 팽배했다. 글로벌 헤지펀드들은 홍콩 역외시장에서 위안화 가치 추가 하락에 베팅했지만 인민은행의 과감한 시장 개입으로 막대한 손실을 봤다.
일각에선 최근 이틀간의 위안화 가치 상승을 인민은행의 시장 개입만으로 설명하기 힘들다는 의견을 내놨다. 저우하오 코메르츠방크 이코노미스트는 “위안화 가치 급등은 그동안의 과도한 하락에 따른 기술적 반등 성격도 있다”고 분석했다.
베이징=김동윤 특파원 oasis9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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