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구 수 따라 방 늘리고 줄이고 가변형 벽체 늘려 다양한 설계
[ 이소은 기자 ]
가구 형태가 다양화되면서 건설사들이 아파트 뼈대가 되는 내력벽을 최소화하고 있다. 수요자들이 생애주기에 맞춰 구조를 변경할 수 있도록 가변형 벽체를 적극 도입하는 추세다.
롯데건설이 분양 중인 ‘사당 롯데캐슬 골든포레’가 대표적이다. 롯데건설은 이 단지의 소형 평면인 전용면적 49㎡의 내부 벽을 모두 가변형 벽체로 설계했다. 수요자들은 기본형, 신혼부부형, 학생중심형, 노인부부형 등 4개 평면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입주해 살다가 가구 형태가 달라지면 리모델링을 통해 방의 개수, 구조 등을 변경하면 된다. 내부 벽체가 건물 하중을 지탱하는 내력벽이 아니라 가변형 벽체라 가능한 일이다.
가변형 벽체는 용도에 따라 변형시킬 수 있는 벽으로, 지붕 및 위층 구조물의 하중을 견뎌내는 내력벽과 구분된다. 콘크리트 재질의 내력벽은 철거나 변경이 불가능하다. 수직하중을 견디는 내력벽을 줄이기 위해서는 구조 안전 기술력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얘기다. 이 단지의 분양대행을 맡은 지우알엔씨 이현우 본부장은 “외벽을 일반 아파트보다 두껍게 시공해 내력벽이 부담하는 건물의 수직하중을 나누도록 할 계획”이라며 “내벽을 모두 가변형으로 설계한 것은 기존 단지들이 통상 자녀방 2개 사이에 가변형 벽체를 도입하던 것에서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형태”라고 말했다.
대림산업이 지난해 초 발표한 신평면 상품 ‘디하우스(D.HOUSE)’도 내력벽을 최소화한 구조다. 주방, 화장실 등 습식 공간을 제외하면 기본적으로는 원룸 형태로 지어진다. 여기에 수요자가 필요에 따라 가변형 벽체를 이용해 공간을 나눠 사용하는 방식이다. 대림산업은 지난해 ‘e편한세상 오포’ ‘e편한세상 밀양강’ ‘e편한세상 춘천한숲시티’ ‘e편한세상 시흥’(사진) 등에 이 평면을 일부 적용했다.
김상윤 대림산업 상품개발 상무는 “디하우스 개발로 기존 아파트의 판단 기준이던 베이, 방 개수, 화장실 개수, 수납량 등에 대한 의미가 사라지고 다양한 생활 방식을 적용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소은 한경닷컴 기자 luckyss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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