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Story] PB상품·온라인몰·창고형 매장 등 판매 채널 다각화로 '가성비' 경쟁력 확보

입력 2017-01-05 16:30
대형마트 업황 전망

이준기 < 미래에셋대우 연구원 aiden.lee@miraeasset.com >


백화점과 대형마트는 199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국내 유통업의 성장을 이끈 두 축이었다. 이후 국내 유통업종지수 및 소비 관련 지표는 2011년 정점을 찍고 성장세가 빠르게 둔화되기 시작했다. 내수시장 성장이 꺾이면서 기존 소비자의 구매력을 바탕으로 성장하던 국내 유통업체들은 큰 위협에 직면했다. 대형마트산업도 업체 간 시장 점유율 경쟁 구도로 접어든 지 오래다.

대형마트는 2000년대 소비 유통 채널의 선진화를 겪으며 급격하게 성장했다. 2010년 이후로는 내수 침체, 경쟁 과열, 점포 포화 등으로 성장률이 둔화됐다. 특히 2013년부터 불거진 영업규제 이슈로 직격탄을 맞았다. 영업 시간 및 일수 제한 등의 규제 영향으로 매출은 2013년부터 2015년까지 3년 연속 줄어들었다.

소비자의 구매 패턴이 바뀌고 있다는 점도 대형마트에는 큰 위협 요인이다. 1인 가구 비중이 늘고 있는 반면 대형마트 주요 고객층인 4인 가구 수는 줄어들고 있다. 대형마트에 방문하기보다 근거리 소형 마트에서 소량을 구매하거나 온라인 채널을 통해 생필품을 사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는 것도 위협 요인이다. 대형마트와 경쟁 관계인 편의점과 온라인 유통업체들의 고성장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돼 유통시장 전체 시장점유율을 잠식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온라인 채널은 각종 결제 및 배송 서비스 등의 기술 발전에 따라 성장세가 더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쿠팡을 중심으로 한 소셜커머스 업체들은 2015부터 2016년 상반기까지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며 대형마트를 위협하고 있다. 소셜커머스업체들이 최근 공격적인 투자보다는 수익성을 높이기 위한 여러 방안을 강구하면서 전체 매출 성장세는 둔화되는 추세다. 하지만 오픈마켓업체(11번가 G마켓 등)이 신선식품 등 생필품 분야를 강화하며 이 분야의 매출은 빠르게 늘고 있다. 향후에도 오프라인 유통업체 대비 온라인 업체들의 점유율 확대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내수 경기가 구조적인 장기 저성장 기조에 진입했고 가계의 소비여력이 떨어지면서 대형마트 간 경쟁은 더 치열해지고 있다. 가격 대비 성능(가성비)을 추구하는 성향을 보이는 소비자도 급격히 늘고 있다. 이에 따라 유통업체들은 타 업체 대비 차별화가 가능하면서 가성비가 뛰어난 자체브랜드(PB) 상품 개발을 확대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이마트의 피코크와 노브랜드, 롯데마트의 초이스엘 등은 소비자로부터 인지도를 얻었다고 평가할 만하다. 특히 이마트 노브랜드는 가성비를 극대화한 PB상품으로 상품의 필수적인 기능을 주로 추구하는 소비자의 적극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대형마트로선 일반 제조업체의 상품을 공급받는 것에 비해 중간 유통업체들의 마진을 추가로 취할 수 있는 PB상품을 파는 것이 더 높은 이익률을 얻을 수 있다.

최근 대형마트들의 판매 채널 다각화도 주목해야 한다. 홈플러스는 이미 온라인 채널에서 1조원 수준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이마트는 국내 최초로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 운영을 시작했다. 용인과 김포 물류센터는 온라인사업을 체계적으로 발전시키는 데 일조할 것으로 보인다. 롯데마트 역시 김포에 온라인 물류센터를 운영 중이다. 이마트가 운영 중인 이마트몰의 매출은 30% 성장세를 보이며 부진한 매장 실적을 보완하고 있다.

국내 창고형 할인 매장도 빠르게 확장해가고 있다. 창고형 할인 매장은 매장 운영에 필요한 비용을 최소화해 더 낮은 가격에 제품을 판매할 수 있는 유통 방식이다. 코스트코 홀세일이라 불리는 사업 모델로 세계적인 성공을 거두고 있다. 이마트 트레이더스가 시장 성장을 주도하고 있으며 롯데마트도 빅마켓을 운영 중이다.

한정된 내수 소비 시장의 침체를 벗어나기 위한 해외 진출도 대형마트업체들의 돌파구가 될 수 있다. 국내 대형마트업체들은 중국 시장에 진출했지만 어려움을 겪은 바 있다. 새로 진출하고 있는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의 시장은 아직 진출 초기로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

국내 대형마트업체들은 당분간 큰 매출 성장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다. 상품력 강화와 채널 다각화를 통해 업체 간 시장점유율 경쟁 구도로 진행될 확률이 높다. 소비자에게 새로운 가치를 제공하지 못하는 유통업체는 시장 경쟁에서 뒤처질 수밖에 없다.

이준기 < 미래에셋대우 연구원 aiden.lee@miraeasset.com >

ⓒ 한국경제 & hankyung.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