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193일만에 다시 문 연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유커로 '북적'

입력 2017-01-05 14:54
수정 2017-01-05 16:09

[ 오정민 기자 ]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입니다, 환영합니다."

5일 오전 9시30분 서울 신천동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 개장 시간을 맞아 면세점 전용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 직원들이 환한 미소와 함께 다시 고객을 맞았다.

롯데면세점이 그룹 랜드마크인 롯데월드타워의 '황금알을 낳는 거위' 월드타워점을 193일 만에 재개장했다. 2015년 이른바 '2차 면세점 대전'에서 두산에 특허(사업권)를 뺏겨 지난해 6월26일 폐점했으나 지난달 17일 신규 특허를 획득하며 부활한 것이다.

◆ 월드타워점, 350개 브랜드 운영 시작…첫해 매출 1조2000억 목표

롯데면세점은 이날 월드타워점에 대한 최종 특허장을 교부받고 일부 매장의 운영을 시작했다.

기존 500여 개 중 우선 350여 개 브랜드 매장을 열고 순차적으로 늘려간다는 방침이다.

'샤넬', '루이비통', '불가리' 등 일부 명품 브랜드 매장은 아직 문을 열지 않은 상태였다. 가벽으로 막아놓은 구간도 곳곳에 눈에 띄었다.

롯데면세점은 올해 4월 예정된 타워동 개점에 맞춰 국내 최대 규모(특허면적 기준 1만7334㎡)의 매장을 조성할 계획이다. 입점 브랜드 수도 기존 500여 개에서 700여개 이상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올해 1조2000억원의 매출을 달성, 국내 3위 점포 위치를 회복한다는 방침이다.

월드타워점 재개장은 롯데그룹 차원에서도 중요한 사안이다. 그룹 지배구조 개편의 출발점인 호텔롯데 상장과 관련, 기업가치를 좌우하는 요인이어서 그렇다. 올 4월 공식 준공 예정인 그룹의 상징 월드타워에 유커를 끌어들이는 '앵커스토어(핵심 점포)'란 측면에서도 의미가 있다.

이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전날 실시한 월드타워 화재대피 훈련 후 면세점에 들러 직접 현장을 챙긴 것으로 전해졌다.


◆ 개점 첫날부터 유커 몰려…단체 관광객 5000명

"9시30분부터 시작합니다. 현재는 올라가실 수 없습니다. 잠시만 기다려주세요."

월드타워점 개점을 10분여 앞두고 중국어 안내 멘트가 나왔다. 롯데월드타워 지하 1층 면세점 전용 엘리베이터 앞에는 중국인 관광객 행렬이 길게 늘어서 있었다. 8~9층 면세점으로 올라가는 전용 엘리베이터를 타려고 몰려드는 관광객을 진정시키느라 직원들은 진땀을 뺐다.

'후', '설화수' 등 중국인에게 인기 있는 국내 인기 화장품 브랜드 매장에는 오전 이른 시간에도 불구하고 대기 줄이 늘어섰다.

월드타워점은 개장 첫 날 약 5000명의 중국인 단체 관광객을 맞을 예정이다. 이를 포함해 약 8000명의 내·외국인 고객 방문을 예상하고 있다.


◆ 마음고생 끝에 복귀한 직원들 "더 좋은 서비스로 보답"

월드타워점 재개장을 가장 기다린 사람은 다시 매장에 돌아온 직원들이었다. 임직원들은 롯데면세점이 지난달 17일 신규 특허를 획득한 후 일터로 돌아올 날을 손꼽아 기다렸다.

이날 매장은 개장 첫 날 특유의 부산함과 분주함으로 들썩였다. 직원들은 밝은 표정으로 말끔히 준비된 매장을 다시 한번 살피면서 고객을 성심성의껏 응대했다. 여행 가이드와 "이게 얼마만이냐"라며 인사를 나누는 직원도 눈에 띄었다.

VIP라운지에 근무하는 박은미 지배인(42)은 롯데면세점 소공점에서 3개월 일한 뒤 휴직하며 월드타워점이 다시 열리기만을 고대했다.

박 지배인은 "월드타워점 폐점일에는 20년간 업계에서 겪은 일들이 파노라마처럼 스쳐 지나갔다"며 "그동안 마음고생이 심했던 만큼 고객을 성심성의껏 대해 보답하겠다는 마음"이라고 말했다.

2년간 안내데스크를 지켰던 김연표 사원(29)도 "복직해서 정말 기쁘다"며 활짝 웃었다. 2012년 입사한 김 씨는 폐점됐을 때는 다소 막막했지만 돌아온 만큼 열심히 일하겠다는 소감을 전했다.

영업 중단 당시 월드타워점에서 일했던 직원은 정직원, 협력업체 파견 직원, 경비 및 보안요원 등 총 1300명이다.

장선욱 롯데면세점 대표이사는 "월드타워점의 안정적인 운영을 위해 1000여 명의 직원들이 제자리로 돌아와 영업을 준비하고 있다"며 "주변의 문화 관광 자원과 연계해 세계 유일의 원스톱 관광·쇼핑 인프라를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사진=최혁 한경닷컴 기자 chokob@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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