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메리츠종금증권, 미국 월마트 매장 40곳 인수 포기

입력 2017-01-04 18:30
[ 김대훈 / 유창재 기자 ] 메리츠종금증권이 5억달러(약 6000억원) 규모의 미국 월마트 매장 인수 계약을 포기했다. 미 대선 이후 현지 대출금리 인상으로 수익을 내기 힘들다고 판단해서다.

4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메리츠종금증권은 미국 월마트 중형 매장 40여곳을 인수하려던 거래를 중단했다. 지난해 9월 현지 부동산 투자회사와 조건부 매매계약(SPA)을 맺고 조건을 조율하던 거래다.

미국 현지 금리 인상이 발목을 잡았다. 도널드 트럼프의 대통령 당선 이후 미국 중앙은행(Fed)이 기준금리를 인상하면서 부동산 거래 때 기준이 되는 10년 만기 국채(T-note) 금리가 0.7%포인트가량 상승했기 때문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미국 현지 부동산 인수 때 대출금리가 0.9%가량 오르면서 레버리지 효과에 의해 지분 투자자의 수익률은 1~2%포인트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메리츠종금증권이 인수하려던 곳은 부동산업체가 개발해 운영을 시작한 지 1년 안팎인 월마트의 신생 매장들이다. 메리츠종금증권 관계자는 “계약 이행 보증금을 납입하기 전이라 실사 및 법률비용 외 큰 손실은 없다”고 말했다.

미 대출 금리가 오르면서 국내 증권사가 적극 추진하던 미국 부동산 인수 거래에도 다소 제동이 걸릴 전망이다. 증권사 부동산 투자 담당자는 “국내 투자자들이 유럽으로 눈을 돌리거나 부동산을 기반으로 발행된 신주인수권부사채(BW) 등 메자닌 투자에 적극 참여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김대훈/유창재 기자 daep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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