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2017 5일 개막…로봇혁명의 시대] 목소리 듣고 냉장고가 우유 주문…끌지 않아도 따라오는 청소기

입력 2017-01-03 19:13
삼성·LG전자 비장의 무기 공개

터치 안하고 음성으로 냉장고에 지시
삼성 패밀리허브 2.0, 뉴스도 읽어줘

LG, 나노셀로 색재현력 높인 TV
정원 손질·호텔 안내 로봇도 선보여


[ 노경목 기자 ]
사람과 목소리로 대화하는 냉장고, 사용자가 끌지 않아도 스스로 장애물을 피하며 따라오는 청소기, LCD(액정표시장치)의 한계였던 블랙 컬러와 시야각을 해결한 TV….

삼성전자와 LG전자가 5일 개막하는 세계 최대 전자쇼 CES에서 최신 첨단 제품을 줄줄이 공개한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음성인식 기술, LG전자는 로봇 제작에 공을 들였다. 올해 CES는 두 회사가 축적해온 미래 기술의 경쟁력을 확인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몇 년간 음성을 인식하고 대화할 수 있는 인공지능(AI) 개발에 집중해 왔다. 지난해 애플의 ‘시리’ 개발자들이 세운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비브랩스를 인수했으며, 재작년엔 음성인식 AI의 권위자인 이근배 포스텍 교수를 영입했다.

올해 이런 음성인식 기술이 제품에 본격 적용된다. CES에서 선보일 사물인터넷(IoT) 냉장고 ‘패밀리허브 2.0’과 ‘QLED(양자점발광다이오드) TV’에 우선 들어가며, 조만간 선보일 스마트폰 ‘갤럭시S8’에도 적용된다. 특히 패밀리허브 2.0은 단순한 냉장고 기능 외에 가사의 상당 부분을 AI와의 대화로 처리할 수 있도록 해 이목을 끌고 있다. 패밀리허브 2.0은 △온라인 쇼핑 △조리법 읽어주기 △최신 뉴스와 날씨 브리핑 △음악 재생 등을 스크린 터치 없이 목소리만으로 실행한다. 요리나 설거지로 손이 자유롭지 못한 상황에서 음성으로 자유롭게 갖가지 기능을 실행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약 100개의 글로벌 업체와 파트너십을 맺고 콘텐츠를 확장했다. 레시피(조리법) 다운로드 1위인 ‘올레시피’를 통해 세계의 유명한 레시피를 손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렇게 검색된 레시피는 음성으로 들려준다. 필요한 식재료를 바로 21.5인치 터치스크린으로 주문할 수도 있다. 마스타카드, 이마트, 롯데마트 등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온라인 쇼핑 기능을 강화했다. IoT와 연결된 세탁기, 오븐, 쿡탑, 로봇청소기 등을 제어할 수 있다.

QLED TV도 채널 번호 변경과 음량 조절 같은 기본적인 기능부터 선호 영화나 TV 검색, 유료 콘텐츠 구매까지 음성으로 가능할 전망이다.


LG전자의 로봇 가전도 등장한다. AI에 속하는 딥러닝 기술을 적용한 제품이다. 무선청소기 ‘코드제로 싸이킹’은 세계 최초로 자이로 센서와 레이저 센서를 내장해 사용자가 끌지 않아도 청소기 본체가 스스로 장애물을 피하며 사용자를 따라간다.

새로 나온 로봇청소기 ‘로보킹’은 기존 제품이 집안 천장의 영상정보만 활용한 것과 달리 천장과 전방의 영상정보까지 이용해 정확히 자신의 위치를 파악한다. 독자 개발한 딥러닝 기술인 ‘딥씽큐’와 3차원 레이저 센서를 적용해 장애물 인식과 주행 성능을 높였다.

LG전자가 기업 간(B2B) 시장을 겨냥해 개발한 정원 손질 로봇, 공항 및 호텔의 안내 로봇 등도 CES에 나온다. 이들 로봇엔 자율주행 기술이 적용돼 사람과 다른 물체를 피하면서 필요한 곳으로 이동해 역할을 수행한다.

LG전자가 선보일 3세대 ‘슈퍼 울트라HD TV’는 독자적인 ‘나노셀’ 기술로 색 정확도와 재현력을 높였다.

나노셀은 약 1나노미터(㎚) 크기의 미세 분자구조를 활용한 기술이다. 어느 각도에서 화면을 봐도 같은 색을 즐길 수 있도록 시야각을 넓혔고, 화면에 반사되는 빛의 양도 기존제품보다 30% 이상 줄였다.

라스베이거스=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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