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창업 중소기업 2년간 법인세 75% 감면 혜택

입력 2017-01-03 19:13
기재부 '2017 달라지는 기업환경'


[ 김주완 기자 ]
정부가 투자 확대와 일자리 창출을 위해 기업 환경 개선에 나선다. 올해는 각종 투자에 따른 세금 감면 혜택을 대폭 늘리고 서비스업 분야 지원을 확대한 것이 특징이다. 한국 산업의 체질을 개선하기 위해 창업과 벤처기업 육성 지원을 강화한다. 46년 만에 환경오염시설 설치·허가 제도도 개편해 관련 인허가 절차를 간소화했다. 기획재정부는 3일 ‘2017년 기업환경 이렇게 달라집니다’는 자료를 통해 올해부터 바뀌는 기업 관련 주요 제도를 소개했다.

벤처기업 집중 투자하는 PEF 도입

창업과 벤처기업의 경영 환경이 크게 개선된다. 정부는 올해부터 대기업 등 국내 법인이 벤처에 출자한 금액의 5%만큼 세액공제해 주기로 했다. 청년 창업 중소기업(창업 당시 창업주의 연령이 만 15~29세)에 대한 세제 지원도 확대한다. 소득이 처음 생긴 해부터 이듬해까지 2년간 내야 할 법인세 또는 소득세를 75% 깎아주는 게 골자다. 이후 2년간 세금 감면 비율은 50%로 낮아진다.

올해 상반기부터 개인투자자가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창업기업, 벤처기업 등에 투자하고 취득한 증권은 한국거래소 ‘스타트업 마켓(KSM)’을 통해 자유롭게 거래된다. 지금은 1년간 거래가 제한된다.

창업·벤처기업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경영참여형 사모펀드(PEF)도 도입된다. 창업·벤처 전문 PEF는 일반 PEF와 구분돼 소득공제와 증권거래세(코스닥 상장사는 거래금액의 0.3%) 면제 등의 세제혜택을 받을 수 있다. 투자 대상은 창업·벤처기업, 기술경영혁신형 기업, 신기술사업자, 소재부품전문기업 등이다. 벤처·창업기업의 전용 공공조달 시장인 ‘벤처나라’도 새로 만든다. 기존 공공조달 시장보다 등록 문턱이 낮고 절차도 간단하다.

영화·드라마 제작비 3~10% 稅 감면

중소·중견기업 지원도 늘어난다. 신성장동력과 원천기술로 지정된 분야에 연구개발(R&D)비를 투입한 중소기업에는 해당 비용의 30%만큼 세금을 깎아주는 혜택을 준다. 신성장동력과 원천기술을 사업화하기 위한 투자에 대해서도 세금 감면 혜택을 부여한다. 중소기업에는 해당 투자액의 10% 정도를 세액공제한다. 중견기업과 대기업은 각각 7%와 5%만큼 세금을 깎아준다. 영상콘텐츠 제작비용 세액공제도 신설한다. 수출·관광 증대와 국가이미지 향상 등의 파급효과가 큰 영화, 드라마 등에 대해 제작비용의 일정액만큼 세금을 깎아준다. 공제율은 중소기업 10%, 중견기업 7%, 대기업 3%다.

해외에 진출했다가 국내에 복귀하는 기업(유턴기업)에 대한 혜택도 확대한다. 구체적으로 해외 사업장을 축소하거나 유지한 채 국내에 부분 복귀하는 중견기업에도 세금 감면 등의 혜택을 지원할 방침이다. 기존에는 중소기업만 해당됐다. 또 오는 6월까지 설비투자자산을 취득한 중견기업에는 ‘가속상각’을 허용하기로 했다. 가속상각은 설비투자 금액의 감가상각비용 처리 시간을 앞당겨 기업의 세금 부담을 덜어주는 제도다.

음식·숙박업도 中企 정책자금 지원

정부는 서비스업 지원을 늘려 일자리를 확대할 방침이다. 우선 올해부터 중소기업 정책자금을 받을 수 있는 서비스업종이 늘어난다. 소매업, 음식업, 숙박업, 여가 관련 서비스업 등이 추가됐다. 지난해까지는 도매업, 지식서비스업, 제조 관련 서비스업 등에 한정됐다. 전국 식당의 위생 평가 등급을 통일해 서비스업체의 부담을 줄인다. 그동안 지방자치단체들이 각각 다른 인증제도를 운영해 혼란을 키웠다는 지적이 있었다.

영화업 신고 기간은 단축된다. 기존 7일에서 3일로 줄어든다. 또 2개 이상의 상영관을 보유한 멀티플렉스 영화관 사업자는 상영관을 정부에 한 번에 등록할 수 있게 된다. 기존에는 상영관별로 따로 등록해야 했다. 해상 케이블카의 설치 비용도 줄어든다. 공유수면 사용료에 대한 별도의 기준이 없어 지금까지는 인접 토지가격의 3%를 지급했다. 올해부터는 관련 기준을 정부가 새로 정해 인접 토지가격의 1.5%를 부과할 방침이다. 또 마리나항만 개발사업자가 투자자로부터 사업 대금 전부를 미리 받을 수 있는 선수금 제도가 도입돼 초기 재원 조달의 부담이 줄어들 전망이다.

오염 배출시설 인·허가 업무 통합

건설업과 제조업은 규제 개선 중심으로 기업 환경이 개선된다. 정부는 1971년 도입한 환경오염시설 설치·허가 제도를 개편해 기업 부담을 덜어주기로 했다. 대기·수질·폐기물·소음진동 등 오염물질별 배출구 농도만 획일적으로 규제하던 방식이 46년 만에 사업장별로 관리하는 통합환경관리제도로 대폭 바뀐다. 구체적으로 기존배출시설별로 최대 10종에 달하던 인허가가 1건으로 간소화된다. 신청서류도 70여종에서 통합환경관리계획서 1종으로 줄어든다. 신청에서 허가까지 전 과정은 ‘통합환경허가시스템’(ieps.nier.go.kr)에서 처리되고 확인도 가능하다.

액화석유가스(LPG) 사업자가 보유해야 하는 저장시설 용량 기준은 30일분에서 15일분으로 줄어든다. 공공기관 발주 공사에 참가하는 건설·전기·통신공사 업체의 경영상태평가 만점 기준은 신용평가등급 A-에서 BBB-로 완화된다. 항만에서 하역장비를 추가하거나 교체할 때는 해당 부두의 설계하중을 초과하지 않으면 시행허가 절차도 생략하기로 했다. 또 정부는 해외 식품인증 지원센터를 설치해 할랄 식품(이슬람 율법에 맞게 조리된 것) 등 식품 수출을 지원할 방침이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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