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2017 5일 개막…로봇혁명의 시대] 짐꾼·기중기 로봇…아마존 물류센터는 '로봇천국'

입력 2017-01-03 19:01
물류혁신의 현장 아마존

오렌지색 '키바로봇' 3만여대가 작업…1.4t도 번쩍 들어
기중기 '로보스토'·무인자동차 등 분주히 움직이며
하루 평균 주문 300만건 처리


[ 안정락 기자 ]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아마존이 하루에 처리하는 주문은 평균 300만건에 이른다. 초당 35건 수준이다. 블랙프라이데이(추수감사절 다음날인 금요일)나 크리스마스와 같은 쇼핑 시즌에는 주문량이 10배 가까이 늘어나기도 한다. 그러나 아마존 물류센터에서는 배송직원들이 분주하게 뛰어다니는 모습을 보기 어렵다. 최첨단 로봇들이 알아서 소비자가 주문한 물건을 찾아 옮겨주는 덕분이다.

아마존 물류센터에는 ‘키바(KIVA)’라고 불리는 짐꾼 로봇이 총 3만여대 있다. 키바는 로봇청소기처럼 생긴 대형 오렌지색 로봇이다. 자신의 무게보다 5배 정도 무거운 1.4t까지 들어올릴 수 있다.

키바를 처음 제작한 곳은 키바시스템스라는 로봇 개발사다. 아마존은 물류 자동화를 위해 이 회사를 2012년 7억7500만달러(약 9300억원)에 인수했다. 키바 로봇을 도입하면서 물류센터의 효율성은 크게 높아졌다. 물건 선적까지 걸리는 시간을 크게 줄였을 뿐만 아니라 창고 공간 활용도 50% 이상 개선됐다.

애슐리 로빈슨 아마존 홍보총괄은 “키바 로봇은 아마존이 판매하는 1500만개에 이르는 상품(아이템) 가운데 소비자가 주문한 것을 정확히 찾아내 배송 데스크로 옮겨올 수 있다”며 “아마존은 세계 120여곳의 물류센터 가운데 16곳에 로봇을 기반으로 한 첨단 자동화 공정을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아마존 물류센터에는 기중기처럼 생긴 ‘로보스토(robo-stow)’라는 대형 로봇도 있다. 로보스토는 최대 6t 무게의 컨테이너를 들어 올려 위쪽 컨베이어벨트로 옮기는 작업을 한다. 화물용 엘리베이터나 사람의 손을 이용하는 것보다 안전하고 신속하다. 아마존 물류센터에는 무인 자율주행차도 있다. 근처에 사람이 다가오면 경고 알림음을 울려주기도 한다.

아마존은 지난해부터 드론을 활용한 배송 시스템도 시험하고 있다. ‘프라임 에어’라는 이름이 붙은 이 서비스는 2.3㎏ 이하 상품을 16㎞ 범위 안에서 30분 안에 배송할 수 있다. 앞으로 영국 미국 등지에서 드론을 활용한 배송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아마존은 로봇을 전문적으로 개발하는 아마존로보틱스란 자회사도 두고 있다. 아마존로보틱스는 홈페이지를 통해 “역사상 가장 빠른 속도로 로봇 기술이 진화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한계도 있다. 디터 폭스 워싱턴대 로봇공학과 교수는 “아마존 물류센터는 놀랄 만한 혁신을 보여주고 있지만 예상치 못한 일이 발생했을 때는 인간의 도움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소비자가 주문한 상품이 맞는지를 확인하고 포장하는 작업 등에는 여전히 사람의 손을 필요로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하지만 머지않은 미래에 극소수 관리 인력을 제외하면 직원이 필요 없는 무인 물류센터가 나올 수도 있다. 알베르토 로드리게스 매사추세츠공과대(MIT) 로봇공학과 연구원은 “4~5년 뒤면 인간처럼 작업할 수 있는 로봇이 개발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듀폰트(미국)=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