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계열사 지원 받은 로지넷 발판, 노루그룹 3세 승계 작업 '잰걸음'

입력 2017-01-03 18:38
수정 2017-02-02 15:54
기업 리모델링 (12) 노루그룹

한영재 회장 아들 한원석 상무보
로지넷 지분 팔아 74억원 확보
노루홀딩스 지분 41만주 매입

종묘 등 농업사업이 새 먹거리
한 상무보 경영역량 '시험대'로


[ 이고운 기자 ] ▶마켓인사이트 1월3일 오전 6시11분

71년 역사를 자랑하는 노루페인트로 알려진 노루그룹은 3세 승계를 위한 사전정지 작업을 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후계자는 창업주인 고(故) 한정대 회장 손자이자 한영재 노루홀딩스 회장(사진) 장남인 한원석 노루홀딩스 상무보.

올해 31세인 한 상무보는 오너 부자 소유 비상장사인 노루로지넷 지분을 노루홀딩스에 팔아 74억원을 손에 쥐었다. 그는 이 자금을 기반으로 홀딩스 주식 41만주를 약 61억원에 사들여 지분율을 높였다.

◆승계의 지렛대, 노루로지넷

노루홀딩스는 물류회사 노루로지넷 지분 51%를 지난해 11월 76억9000만원에 매입해 자회사로 편입했다. 노루로지넷은 한 회장이 51%, 한 상무보가 49%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던 비상장 개인회사였다. 한 상무보 지분 전부에 한 회장 지분 2%를 얹어 홀딩스가 가져가는 거래였기 때문에 매입대금 대부분은 한 상무보 몫이었다.


이어 한 상무보는 한 회장으로부터 홀딩스 주식 41만주를 60억6800만원에 사들였다. 자금 출처는 양도소득 및 근로소득이라고 설명했다. 노루로지넷 지분 매각대금을 활용한 것으로 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한 상무보의 승계 기반으로 활용된 노루로지넷은 그룹 내부거래를 통해 실적을 내는 회사다. 그룹 계열사들과 물류대행 계약을 맺어 일감을 받는다. 지난해 들어 3분기 말까지 그룹 주력 회사인 노루페인트에서 일감을 받아 132억원의 매출(운송비)을 올렸다. 이 밖에 선박 도료회사 아이피케이에서 30억원, 자동차 도료회사 노루오토코팅에서 35억원의 물류비를 받는 등 그룹 계열사 대부분과 관계를 맺고 있다.

홀딩스는 한 상무보가 임원(이사)을 맡고 있는 노루기반과 더기반 등에도 지원하고 있다. 노루기반과 더기반은 종묘 등 농업사업을 하는 회사로 그룹의 신성장동력이자 한 상무보의 경영 역량을 증명할 사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두 회사가 적자를 내자 홀딩스가 유상증자를 통해 구원투수로 나섰다. 홀딩스의 유상증자 참여로 지난해 더기반의 자본금은 100억원, 노루기반은 17억원 늘어났다.

◆주가 떨어지자 지분 확대

한 상무보가 최근 사들인 홀딩스 주식 41만주의 매입단가는 주당 1만4800원이다. 기존 홀딩스 지분(2만5720주 보유)이 미미하던 그는 단숨에 지분율을 3.23%로 끌어올렸다.

한 상무보가 2014년 4월부터 수차례 홀딩스 주식을 사들일 당시 매입가는 2만8000~3만원 수준이었다. 실적 우려로 주가가 하락한 틈을 타 지분율을 단숨에 높였다.

노루홀딩스 주가는 2015년 8월6일 4만450원을 기록한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해 1만5000원 안팎에 머물고 있다. 홀딩스 주가가 부진한 이유는 주력 자회사들의 실적 우려 때문이다. 대부분 도료 관련 회사기 때문에 유가가 올라가면 원료비 상승으로 이어지는 탓이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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