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이심기 특파원) 파이낸셜타임스(FT)가 올해 글로벌 이슈가 될만한 20개의 이벤트를 골라 실제 발생할지 여부에 대해 예측을 내놨다. 지난해에도 비슷한 예측을 한 결과 16개중 10개가 맞았다. 하지만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와 미 대통령 선거 결과 등 결정적인 이벤트의 결과를 맞추는데는 실패했다. 초불확실성 시대로 불리는 올해는 어떨까. FT는 어떤 이벤트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지를 음미하는 것으로도 좋은 지적 자극이 될 것이라고 피해갔다.
○브렉시트 절차, 1분기중 시작될까.
=그렇다. 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가 3월말까지 유럽연합(EU) 탈퇴 협상 개시를 위한 리스본 조약 50조를 발동해야 한다는 압력이 중대 시점에 도달했다. 빠르면 연말까지 영국의 EU탈퇴가 마무리될 전망이다.
○프랑스 국민전선의 르펜은 5월 대선에서 승리할까.
=어렵다. 확률이 제로는 아니지만 희박하다. 무엇보다 프랑화로 복귀하려는, 즉 유로존에서 탈퇴하려는 공약은 너무 큰 도박이다.
○앙겔라 메르켈은 4월 총선에서 승리할까.
=그렇다. 지난해 발생한 크리스마스 테러에도 불구하고 총선에서 다시 한 번 이길 것이다. 하지만 연합내각을 구성하고 있는 기독민주당과 기독사회당의 의석수는 줄어들 것이다.
○이란과 서방의 핵협상 타결은 없던 일이 될까.
=아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자는 타결안에서 빠지겠다고 위협하고 있지만 서방 6개국이 서명하고 유엔 안보리가 승인한 타결안은 유지될 것이다.
○트럼프와 푸틴은 시리아 문제 해결에 합의할 수 있을까.
=그렇다. 하지만 협정은 별 효과가 없을 것이다. 시리아 정부가 알레포를 탈환하면 트럼프 정부는 푸틴에 영향력을 행사할 레버리지를 잃게 된다. 트럼프의 목표는 ISIS를 공격하는 것이고 그 점에서는 러시아와 합의할 것이다.
○미국과 멕시코 국경에 장벽이 생길까.
=그렇다. 하지만 상징적인 수준에 그칠 것이다. 그는 최근 “뚫을 수 없이 견고하고, 높고 강력하고 아름다운 장벽을 지을 것”이라고 말했지만 이미 있는 국경선을 일부 추가하는 정도가 될 것이다.
○북한은 핵과 장거리 미사일 실험에 성공할까.
=아니다. 북한은 핵과 미사일 실험을 통해 세계의 근심거리가 됐다. 추가 실험은 국제사회가 설정한 금지선(Red line)을 넘어서게 된다. 평양은 미국의 제재와 보복이 어느 선까지 갈지 모르고 있다.
○중국의 위안화가 10% 이상 추가절하될까.
=아니다. 이미 지난해 중국 위안화 가치는 6% 이상 하락했다. 지금은 절상압력을 받고 있다. 중국은 내년 11월 공산당대회까지 위안화를 안정시키려고 할 것이다.
○베네수엘라는 디폴트(국가부도) 사태를 맞을까.
=아니다. 디폴트는 석유수출로 벌어들이는 달러의 유입이 중지되고, 부패한 정부의 끝을 의미한다. 베네수엘라는 반드시 해외부채를 상환하려고 할 것이다. 최근 유가상승도 도움이 될 것이다.
○영국의 올해 경제장률은 1%를 넘어설까.
=어렵다. 브렉시트가 다가오면서 경제성장이 둔화될 것은 확실하다. 시장 컨센서스는 1.3%지만 전망치는 0.6~2.7%까지 다양하다. 불확실성이 너무 크다.
○미국의 기준금리가 연 1.5%를 넘어설까.
=어렵다. 트럼프 정부의 재정확대를 통한 경기부양책이 3~4%의 성장률을 달성할 수 있는지에 달려있지만 쉽지 않다. Fed(미 중앙은행)은 3번의 금리인상으로 연 1.5%까지 기준금리를 높일 수 있지만 더 높일 필요는 없을 것이다.
○S&P500지수가 2300을 넘어설까.
=어렵다. 트럼프 당선 이후 주가 급등으로 시장은 고평가됐으며, 달러화 강세는 미국기업의 수출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이다. (2016년 S&P500지수는 2238로 마감했다.)
○유가는 50달러 이상을 유지할까.
=그렇다. 지난해말 이뤄진 거대 산유국간 감산합의가 가격을 끌어올렸지만 에너지업계가 새로운 투자를 하기에는 여전히 너무 낮다. 다만 감산합의의 이행과 상관없이 미국 셰일업계가 올해 국제유가를 결정할 것이다.
○유로존 인플레이션율은 1.5%를 넘어설까.
=어렵다. 불확실성이 크지만 올해 유로존 경제는 그리 특별하지 않을 것이다. 유럽중앙은행(ECB)는 올해말 또 다시 인플레이션율이 목표치인 2%에 근접하는데 실패했다고 인정해야 할 것이다. (끝) /sg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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