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철균(51·필명 이인화) 이화여대 디지털미디어학부 교수가 최순실 딸 정유라 씨에게 제공한 '학점 특혜'가 들통날까 봐 뒤늦게 조교를 동원해 은폐를 시도한 것으로 드러났다.
1일 '최순실 게이트'를 수사하는 박영수 특별검사팀에 따르면 정씨가 기말시험에 응시하지 않고도 '영화 스토리텔링의 이해' 과목에서 학점을 취득한 사실을 숨기려고 류철균 교수가 조교들에게 뒤늦게 정 씨의 답안지를 작성하게 한 사실이 최근 파악됐다.
앞서 교육부는 이화여대에 대한 감사를 통해 정 씨가 시험을 치르지 않았음에도 정유라 씨 이름의 답안지가 제출된 사실을 확인했다. 특검팀은 류 교수(이인화)가 검찰 수사와 교육부 감사가 시작되자 조교를 시켜 정씨 이름의 답안지를 뒤늦게 작성하게 한 뒤 이를 끼워 넣은 것으로 파악했다.
검찰이 10월 말 특별수사본부를 구성하고, 사흘 뒤 교육부가 특별감사에 나서자 류 교수가 조교들을 시켜 허위 답안지를 작성했다는 것. 류 교수는 조교들이 지시에 순순히 응하지 않자 논문 심사권한을 내세워 답안지 대리작성을 강요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검은 이런 정황을 볼 때 류 교수가 증거를 인멸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보고 지난달 31일 긴급체포했으며 1일 오후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류 교수는 특검이 파악한 혐의를 대체로 부인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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