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병일 기자 ] 겨울철은 여행가기 힘든 계절이라는 편견은 버리자. 교육과 체험이 있는 박물관이나 체험현장을 찾아가면 의미있는 여행을 할 수 있다. 경기도에 있는 어린이 박물관을 비롯해 광산의 역사를 담고 있는 사북석탄유물보존관, 국립해양생물자원관 등은 온 가족과 떠나기 좋은 여행지다. 한국관광공사는 체험도 하고 가족 간 정도 두터워질 수 있는 가족 체험 여행지 5곳을 선정해 발표했다.
경기도 어린이박물관 상상하는 것 무엇이든 ‘체험 집합소’
경기도 용인에 있는 어린이박물관은 신나는 체험 집합소다. 어린이를 위해 국내에서 처음 독자적 건물로 지은 체험형 박물관이다. 3층 건물은 9개 주요 체험·전시 공간으로 꾸몄다. ‘한강과 물’ ‘우리 몸은 어떻게?’ ‘튼튼 놀이터’ ‘동화 속 보물찾기’ 등에서 호기심을 채우고 몸과 환경의 소중함을 익힐 수 있다. 소방관 되기, 재활용 장난감 만들기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도 곁들여진다. 박물관 곳곳에 있는 미술 작품은 훈훈함을 더한다. 용인 지역에는 전시·체험 공간이 다채롭다. 용인자연휴양림의 목재문화체험관은 목공 체험을 즐길 수 있는 곳이다. 백남준아트센터에서 현대미술과 조우하거나, 설날을 전후해 한국민속촌에서 전통놀이를 즐길 수도 있다. (031)270-8600
사북석탄유물보존관 정선 탄광촌 그 시절로 시간여행
강원도 정선은 1970년대 전성기를 누린 석탄산업의 메카지만 지금은 옛 흔적만 향기처럼 남았다. 2004년 10월 이후 시간이 그대로 멈춘 사북석탄유물보존관(옛 동원탄좌 사북광업소)에 가보자. 동원탄좌 사북광업소는 완전히 멈췄지만 옛 모습은 고스란히 남아 있다. 탄광과 예술이 결합된 삼탄아트마인, 함백역과 신동 안경다리탄광마을도 탄광 마을의 흔적을 볼 수 있는 곳이다.
정선 가는 길을 따라가며 화암 8경을 차례로 만날 수 있다. 정선은 아리랑의 고장이다. 아리랑센터에 개관한 아리랑박물관, 정선아리랑의 발상지인 아우라지도 만나봐야 한다. 동강의 풍경을 내려다보는 병방치 스카이워크, 동강과 나란히 달리는 동강로는 아우라지 물길이 만들어낸 동강의 대표적인 명소다. 다만 12~4월에는 매주 토·일요일과 공휴일에 휴관하며 평일 오후 4시까지 입장해야 관람할 수 있다. (033)592-4333
서천 국립해양생물자원관 4D로 만나는 바다 속 친구들
금강이 서해를 만나 어우러지고, 매서운 바닷바람이 솔숲에서 한결 순해지는 충남 서천 장항은 바다를 만나고, 누리고, 배우는 여행지다. 장항 앞바다가 기벌포 해전 이야기를 들려주는 장항스카이워크와 장항송림산림욕장 곁에 둥지를 튼 국립해양생물자원관 덕분이다. 국립해양생물자원관의 씨큐리움은 우리 바다에 서식하는 다양하고 풍요로운 해양 생물을 전시·교육하는 공간이다. 해양 생물 표본 7000여 점과 인터랙티브 미디어 월, 벽면과 천장까지 스크린 삼아 펼쳐지는 혹등고래의 영상, 입체적인 4D 영상, 아이들이 신나게 즐기는 레고기획전까지 보고 즐길거리가 가득하다.
여기에 서천의 명품 한산모시를 감상하고 세계 5대 기후대를 한자리에서 만나는 국립생태원, 동백꽃 위로 붉은 노을이 내려앉는 마량리 동백나무 숲까지 더하면 바다를 테마로 한 서천 여행길이 한층 풍성해진다. 서천군청 문화관광과 (041)950-4470
전주 국립무형유산원 흥이 절로 나는 민요가락·옛 축제
전주를 찾는 사람은 대부분 한옥마을부터 가지만 이번에는 국립무형유산원으로 발걸음을 돌려보자. 공연 예술, 의식, 축제, 전통 공예 기술 등 우리의 무형 유산을 정리·보존하고 전승하기 위한 공간으로 전시실과 공연장 등을 갖췄다. 가장 먼저 들러볼 곳은 열린마루에 있는 제1상설전시장이다. 한국의 자연환경을 이용한 무형 문화유산과 채상장, 매듭장, 평택농악 등 9개 종목 무형 문화를 영상으로 살펴볼 수 있다. 제2상설전시장은 공예와 예능 종목 보유자 작품을 전시하는데 우리에게 얼마나 찬란하고 흥미로운 무형 유산이 있는지 일깨운다. ‘제주 해녀 문화’‘명무 이매방, 아카이브로 만나다’등 특별전도 볼 만하다.
전주의 멋과 풍류를 가득 느껴지는 한옥마을, 유학 성인들의 위패를 모신 전주향교, 전북 지역의 수준 높은 미술 작품을 만나는 전북도립미술관 등과 함께 코스를 짜면 알차고 유익한 가족 체험 여행을 즐길 수 있다. 전주시청 관광산업과 (063)281-2559
영천 여행 낮엔 썰매…밤엔 하늘 가득 은하수 흐르는 곳
경북 영천 보현산천문과학관에서 겨울 하늘에 반짝이는 별을 보고, 시안미술관에서는 옹기종기 모여앉아 세상에 하나뿐인 머그컵을 만들어본다. 미술관 앞 썰매장에 얼음이 얼면 직접 그림을 그린 썰매를 탄다. 별빛미술마을의 아름다운 골목을 구석구석 거닐며 살아 있는 예술품을 둘러보고, 운주산승마자연휴양림에서 말타기에 도전한다. 오감공예체험장에서 도자기를 빚고 겨울 캠핑도 즐긴다. 겨울이라 좋고, 가족과 함께해서 더 행복한 여행이다. 영천시청 공보관광과 (054)330-6585
최병일 여행·레저전문기자 skycb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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