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주가상승률 상위 80% '코스닥기업'…정치테마주가 '싹쓸이'

입력 2016-12-30 10:13
[ 조아라 기자 ]

올해도 국내 증시는 오랜 박스권(1850~2100)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연초부터 중국 경제의 경착륙 우려가 불거지더니 6월께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쇼크로 크게 흔들렸다. 연말엔 미국의 대통령 선거와 금리인상 그리고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인해 대내외 불확실성을 걷어내지 못했다.

중소형주 위주의 코스닥시장은 한미약품의 기술수출 계약 해지 여파와 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사드) 이슈로 '타격'을 입었다.

◆ 상승률 상위 10곳 중 8곳이 '코스닥'…코스피 1위 성지건설 336%↑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연초 이후 지난 28일까지 국내 증시에서 주가가 가장 많이 오른 상위 10개 종목은 에스와이패널(905.43%) 보광산업(517.87%) 지엔코(446.10%) 광림(401.29%) 파인디앤씨(392.31%) 성지건설(336.93%) 영진약품(314.08%) 코디엠(312.10%) 바른손(304.62%) 제이스텍(278.40%) 순이다.

이 중 성지건설과 영진약품을 제외하면 주가상승률 상위 10개 종목에서 8곳이 코스닥 상장 기업이다. 또 10개 종목 가운데 절반이 '정치 테마주'로 분류됐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연초 대비 가장 많이 상승한 종목은 '성지건설(336.93%)'이다. 지난 1월 주당 1000원이하 '동전주'였던 성지건설은 6월 중순까지 두 달 사이에 600% 급등했다.

성지건설은 한 때 박용오 전 두산그룹 명예회장이 운영했던 기업으로 2011년 충북지역 건설사 대원이 인수를 했다. 올 4월 회사 매각 이슈가 떠오르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렸다. 6월께 주당 액면가를 5000원에서 500원으로 바꾸는 주식분할을 결정, 액면분할 후 첫 거래일인 8월19일 연중 최고가인 3365원으로 급등하기도 했다.

주가상승률 2위 종목은 영진약품(314.08%)이다. 영진약품은 지난 1월 2000원대였던 주가가 5월말 사상 최고가인 1만9200원까지 치솟았다. 4월7일 KT&G생명과학과 합병키로 했다는 결정이 주가에 영향을 미쳤다. 이 밖에 천연물신약의 해외 임상 소식도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3위는 '반기문 테마주'로 거론되는 성문전자(266.84%)다. 재직 중인 임원이 반기문 유엔(UN) 사무총장과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증시에서 정치테마주로 분류됐다. 2월 1600원을 기록하던 주가는 올 들어 5월 7000원대로 급등했고, 9월에는 1만5000원대까지 치솟았다. 전날에는 1만200원에 거래를 마쳤다.

4위 역시 정치테마주 고려산업(231.87%). 고려산업은 상임 고문이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와 경남고 동문이라는 이유로 '문재인 테마주'로 묶이고 있다. 이 회사의 주가는 올초부터 8월까지 1000원후반대에서 머물러있다가 9월부터 급등했다. 전날에는 장중 7710원까지 올랐다.

동양물산(227.42%)의 경우 김희용 회장이 김종필 전 국무총리의 운정재단 이사로 알려지면서 정치테마주로 언급돼 급등했다.

우리들휴브레인(199.58%)은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주치의인 이상호 우리들 병원장의 부인이 우리들휴브레인의 대주주라는 이유로, 우리들제약(158.96%)은 우리들휴브레인의 계열사라는 이유로 문재인 테마주로 분류, '묻지마 상승'을 보였다.

이 외에도 카프로(149.04%) 애경유화(133.52%) DSR제강(130.79%) 등도 주가 상승률 10위권 안에 들었다.

◆ 코스닥 상승률 1위 에스와이패널 905.43%↑…반기문 관련주 '기승'

코스닥 상장기업 에스와이패널은 올 들어 905.43% 급등해 국내 증시에서 주가상승률 1위를 기록했다. 이 기업은 조립식 샌드위치패널을 제조 판매하는 회사로, 반기문 총장의 동생 반기호씨가 부회장으로 영입되면서 주가가 급등했다.

주가상승률 2위는 보광산업(517.87%)이다. 대구공항 이전과 신공항 건설 테마주로 엮이면서 6월초 1만원대 였던 주가는 9월 2만8000원대로 급등했다. 이 회사는 대구지역 레미콘 업체로, 정부가 대구공항과 군사공항인 K2의 통합이전을 추진키로 하면서 수혜 기대감이 높아졌었다. 이후 주가는 다시 하락해 전날 1만6100원에 거래를 마쳤다.

3위는 지엔코(446.10%)로 반 총장의 외조카 장모씨가 대표이사로 알려지면서 급등했다. 올 초부터 3월까지 1000원대였던 주가는 4월부터 꾸준히 상승했고, 9월 7000원대까지 급등했다. 이후 주가는 하락 흐름을 보이다 다시 7000대를 회복했다.

광림(401.29%) 역시 '반기문 테마주'로 분류되면서 올 들어 코스닥시장에서 주가상승률 4위를 기록했다. 반기호씨가 올 3월 사외이사직을 맡으면서 주가는 급등했다. 3월초 2000원대 였던 주가는 5월말 장중 8910원까지 치솟았다. 이후 주가는 4000원대로 떨어졌다가 전날까지 7000원대를 회복했다.

주가상승률 7위를 기록한 바른손(304.62%)의 경우 '문재인 테마주'다. 문재인 전 대표가 일했던 법무법인이 바른손의 법률고문을 맡았을 것이란 소문으로 테마주 반열에 올랐다.

이밖에 파인디앤씨(392.31%) 코디엠(312.10%) 제이스텍(278.40%) 디에스케이(270.56%) 텔콘(256.67%) 등도 주가가 급등했다.

조아라 한경닷컴 기자 rrang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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