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예측 뒤엎은 트럼프 당선, 빅데이터는 알고 있었다

입력 2016-12-29 17:29
빅데이터가 만드는 제4차 산업혁명

김진호 지음 / 북카라반 / 324쪽 / 1만5000원


[ 최종석 기자 ] 지난 11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 거의 모든 여론조사가 힐러리 클린턴의 승리를 예상했다. 하지만 인공지능 모그IA의 예측은 달랐다. 모그IA는 트위터, 구글, 페이스북, 유튜브 등에서 수집한 2000만건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검색어 추이와 후보자에 대한 관여도를 분석해 도널드 트럼프의 승리를 예측했다.

인공지능은 학습을 위해 많은 양의 데이터를 필요로 한다. 엄청난 양의 데이터가 폭증하는 빅데이터 시대에 맞춰 높은 성과를 내고 있다. 3월 세기의 바둑 대결에서 이세돌 9단을 이긴 인공지능 알파고도 수많은 바둑 데이터를 바탕으로 딥러닝이라는 기계학습을 통해 지능을 업그레이드했다.

김진호 서울과학종합대학원(aSSIT) 빅데이터 MBA 주임교수는 《빅데이터가 만드는 제4차 산업혁명》에서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각 산업분야에서 문제 해결을 위해 적극 활용 중인 빅데이터 분석에 대해 들려준다. 클라우스 슈바프 세계경제포럼(WEF) 회장이 주창한 4차 산업혁명은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바이오 로봇 등의 발달로 물리적·전자적·생물학적 시스템이 융합되는 시대를 뜻한다.

저자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빅데이터 분석은 다양하고 광범위한 데이터를 인공지능 알고리즘으로 자동 분석해 통찰을 끄집어내는 것”이라고 말한다. 이렇게 추출된 통찰은 더 나은 의사결정을 통해 기업의 비용 감소, 매출 증대, 새로운 서비스나 제품 개발에 이용된다. 빠르게 변하는 산업환경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데이터 분석에 근거한 의사 결정이 필수적이라는 것이다.

저자는 유유제약 사례에서 빅데이터 분석의 중요성을 보여준다. 유유제약은 ‘멍 치료제’라는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 베노플러스겔 매출을 1년 만에 50% 늘렸다. 이 회사가 트위터, 페이스북 등 26억건의 소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부기나 타박상은 물파스, 멘소래담 등의 치료제와 많이 연관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멍에는 특별히 연관된 치료제가 없었다. 특히 블로그 3억건을 분석한 결과 ‘멍-아이’보단 ‘멍-여성’ 키워드 조합이 6배나 많았다. 이에 따라 여성을 대상으로 한 멍 치료제 마케팅을 펼쳤고 대성공을 거뒀다.

저자는 숫자와 통계를 기반으로 하는 분석 능력이 이 시대 사람들이 갖춰야 할 필수 역량이라고 진단한다. 모바일 디바이스, 센서, 소셜미디어에서 데이터가 폭증하는 지금, 데이터를 이해하고 가치를 뽑아내는 능력이야말로 차별적인 경쟁력이라는 것이다.

최종석 기자 ellisica@hankyung.com